이름 짓기

by 차솔솔


1989년 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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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2월 05일


80년대생인 나에게 '지은'이라는 이름은 너무 흔해서 반에서 꼭 나 말고 지은이가 한 명은 더 있었다. 성까지 흔한 지은이들이 많으면 큰 지은, 작은 지은 이런 식으로 불렸던 것 같은데, 나는 그나마 성이 특이해서 '차지'라고 불리기도 하고 '차차'라고 불렸다. 흔한 이름에 흔하지 않은 성이 합쳐져서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이름을 지어줄 때도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그렇다고 너무 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베이비네임이라는 사이트를 뒤져가며 너무 높은 순위의 이름은 피했던 것 같다. 어쩌다 보니 남편의 성도 그렇게 흔하지는 않은 성이라, 성과 밸런스가 잘 맞는 이름을 찾다 보니 아이들 이름을 짓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동안은 글자가 보이기만 하면 그 글자에 아이들의 이름을 붙여보기도 했다. 결국 최종 후보 둘로 추려서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의 얼굴을 보고 어울릴 것 같은 이름으로 정하기로 했다. 이솔과 해솔. 둘 다 우리 부부가 고심해서 지은 이름이다. (작명소에서 지은 이름이 아니기에 한자를 정할 때는 작명 어플의 도움을 받긴 했다.)


이솔이의 이름은 이솔이를 낳을 당시에는 베이비네임에서 그렇게 높은 순위는 아니었는데, 해솔이를 낳을 때 보니 점점 순위가 높아지고 있다. 주변에서도 다른 이솔이들이 가끔 보이는 걸 보니 인기가 많아지나 보다. 그래도 요즘엔 반에 아이들도 적으니 나처럼 같은 이름인 친구가 매년 있지는 않을 것 같다.


요즘에는 16주 정도면 아이의 성별을 알 수 있고, 출생신고를 해야 정부 지원금이나 어린이집 대기 등 여러 혜택을 빨리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름을 빨리 정하는 것 같다. 나를 낳을 당시에도 의사가 성별을 에둘러 알려주었다고 하는데, 엄마는 아이를 낳을 때까지 성별을 모르고 낳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정말 아이를 낳고 나서야 딸인지 아들인지 알았다고 한다. 이름도 그래서 아이를 낳고 며칠 후에 정했던 것 같다. (내 이름을 어떻게 지었는지 한 번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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