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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너의 얼굴을 보며

by 차솔솔

1989년 4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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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7일


사랑하는 해솔아!


이제 열도 다 떨어지고 원래의 너의 모습으로 돌아와서 얼마나 마음이 놓이는지 모르겠어.

네가 좋아하는 목욕도 하고 배부르게 엄마 젖도 먹고 기분이 좋아서인지 오랜만에 낮잠도 푹 자는 네 모습을 보고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어. 엄마도 너의 곁에서 오래간만에 달콤한 낮잠을 잤단다.


안타깝게도 너의 감기가 엄마에게 옮겨왔지만 그래도 해솔이가 아픈 것보다는 엄마가 아픈 게 낫다 싶어. 너희들을 낳고부터는 꼭 너희가 아프고 난 후에 엄마가 아프게 되는 것 같아. 새벽에 깨서 칭얼거리는 너를 보느라 요 며칠 늦게 일어났더니 티니핑에 푹 빠져있는 너희 언니가 엄마한테 "엄마는 잠자핑, 피곤핑이야"라고 말해서 충격을 받았어. 얼른 기운을 차려서 에너지 넘치는 엄마로 돌아가볼게!


그래도 언니가 엄마가 아프다고 하니까 손수건을 물에 적셔서 엄마 머리 위에 올려주었어. 비록 물을 꼭 짜지 않아서 물이 뚝뚝 떨어졌지만 언니의 마음이 고마워서 그냥 그대로 있었어. 해솔이가 아플 때 엄마가 물수건으로 이마를 닦아줬던 게 생각이 났나 봐. 물이 뚝뚝 떨어지는 손수건처럼 엄마에 대한 사랑이 뚝뚝 묻어 나오는 것 같아 참 행복했어. 고마워. 우리 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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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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