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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르는 자매들의 삶

by 차솔솔

1989년 4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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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14일


가끔 내가 엄마에게 '엄마는 자매가 있어서 좋겠다.'라고 이야기한다. 지금껏 이모들과 오래도록 통화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참 부럽다. 남동생만 있는 나는 절대 모르는 자매들의 세계.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 더욱 끈끈해지는 자매애를 나도 느껴보고 싶다.


지금처럼 핸드폰도 없던 시절, 엄마가 어린 나를 데리고 어린이 대공원에 갈 용기를 냈던 것도 언니인 이모와 함께여서 아니었을까? 아기인 나도 피곤했을 테지만 엄마도 분명 피곤했을 텐데 일기에 그런 내색이 전혀 없는 걸 보면 힘듦보다도 재미가 더 컸던 나들이였던 것 같다. 예전처럼 이모가 우리랑 가까이 살았다면 우리 아이들을 데리고 조카들을 보러 자주 다녔을 텐데 아쉽다.


문득 우리 아이들은 어떤 자매로 자랄까 궁금하다. 부모 입장에서야 두 아이가 누구보다도 친하게 의지하며 지내면 너무 좋겠지만, 자매라고 꼭 성향이 맞는 건 아니니 그렇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야겠지. 나의 바람대로 두 아이가 잘 지내려면 부모인 나와 남편의 역할이 클 것 같아 어깨가 무겁다. 아이가 하나일 때는 이런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는데, 둘이 되니 비교, 편애의 문제와 두 아이의 관계역학에 대한 고민이 생기는 것 같다. 남매로만 평생을 지내와서 자매들의 묘한 심리전에 취약할 것 같아 벌써부터 걱정이다. 중심을 잘 잡아야 할 텐데...


아이들이 나중에 어떤 모습으로 자랄지 생각해 보다가 챗지피티에게 우리 아이들의 미래 모습을 그려달라고 했다. 10개월 해솔, 5살 이솔이의 모습으로 그려본 20살이 된 우리 아이들의 모습. 괜히 사진만 보는 건데도 벌써 가슴이 흐뭇하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하다. 잘 자란 딸들을 보고 있는 느낌이랄까. 더 이상 품 안의 자식이 아니어서 아쉽기도 하겠지만 이렇게 잘 자라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사진 한 장으로 시간 여행을 해서 미래를 체험하고 온 느낌이 들었다. 어떤 모습이든 좋으니 밝고 건강하고 서로 우애 있는 자매로 자라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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