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04.16
2025.04.21
엄마아빠에게 육아동지로 동훈이네가 있었다면 우리에게는 사랑이네가 있다. 연애도 결혼도 아이도 비슷한 시기에 낳아서 두 가족이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남편 친구의 가족이지만 많이 볼 때는 가족보다도 더 자주 만나서 이제는 마음의 거리가 내 친구들보다도 가까울 때가 있다.
내가 어릴 적에는 사촌들이 많아서 사촌들이랑 노느라 육아 동지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 같은데, 양가의 유일한 어린아이인 우리 아이들은 같이 놀 사촌들이 없다. 친한 친구들도 결혼을 안 했거나 아이가 없는 친구들이 많아서 함께 육아를 할 사람을 찾기가 참 어렵다. 다행인 건 남편 친구들이 아이를 낳아서 종종 만난다는 것! 그중에서도 나이도 비슷하고 자주 만나는 사랑이네가 제일 좋은 육아 동지이다. 사랑이 엄마와는 워킹맘으로서의 고민을 나눌 수 있어 참 좋다. 사랑이 엄마가 건네는 위로와 격려가 큰 힘이 될 때가 많다. 둘째 해솔이도 이솔이와 사랑이가 함께 잘 노는 모습을 보며 둘째를 낳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 태어난 셈!
곧 다가올 생일에 누구를 초대하고 싶냐고 물어보니 그 많은 어린이집, 유치원 친구들을 제치고 사랑이를 이야기하는 이솔이. 자주 봐서 그런지 나도 사랑이가 각별하다. 이대로 두 아이들이 잘 자라서 성장한 모습을 보면 참 감회가 새로울 듯하다.
+ 안타깝게도 엄마아빠의 육아 동지였던 동훈이네는 미국으로 이민을 가 우리의 우정은 이어지지 못했다. 일기 속 나와 동훈이는 돌이 안 된 아이였는데 그 이후로 우리가 세 살쯤 될 때까지 자주 만나 놀았다고 한다. 아줌마와 아저씨는 동훈이가 세 살쯤 되었을 때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폐가 있는 아이를 한국에서는 키우기 힘들 것 같아 미국으로 이민을 결심했다고 들었다. 그 이후로 한국에 오실 때마다 아빠를 통해 동훈이와 동생 이야기를 전해 듣곤 했는데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듣기론 동훈이 동생이 나랑 비슷하게 출산을 했던 것 같다. 아이들의 안부를 전하곤 했던 아빠들의 대화는 이제 손주들의 내용이 추가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