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5월 6일
2025년 5월 19일
엄마!
엄마의 일기에 대학로라는 글씨가 나오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 아직도 "혜화역"이라는 글씨를 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려. 처음 대학교를 입학하고 혜화역 4번출구를 나서던 길이 지금도 생생해. 대학 입학부터 졸업, 사회 초년생 시절 그리고 남편과의 연애시절까지. 나의 풋풋하고 좋았던 20대의 기억이 대학로 곳곳에 담겨 있는 것 같아. '언제쯤 내가 이곳에서 함께 할 수 있을까.'라고 상상했던 엄마의 물음에 이렇게나마 답할 수 있게 되어 기쁘네.
농악대의 소리가 가득 채웠다는 대학로의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그것도 80년대의 활기찬 감성이겠지? 내가 학교를 다니던 2000년대 후반의 대학로는 연극도 많이 보고 이런 저런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이 많았던 활기찬 거리였던 것 같아. 요새 대학로가 예전만큼 못하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는데 괜히 내 마음이 쓸쓸해지네.
둘째 해솔이가 조금 더 크면 두 아이의 손을 잡고 혜화역에 한 번 가보고 싶어졌어. 내 젊음의 기억이 있는 곳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아. 추억을 곱씹으며 걸어보고 싶은데 그때까지 많이 안 바뀌고 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