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의 추억
엄마!
엄마는 시골 외할머니댁을 방문하느라 바쁜 주간을 보낸 것처럼 우리 가족도 바쁜 일주일을 보냈어. 친구 가족이랑 캠핑도 가고, 이솔이 어린이집 친구네 가족이 총 출동해서 서울랜드도 갔지. 연애 시절에도 주말 중 하루는 꼭 집에서 에너지 충전이 필요했던 내가 아이를 낳고 정말 달라졌어. 이전엔 항상 만나던 사람만 만나게 되었는데 이솔이로 인해 이제는 낯선 사람들이랑도 잘 어울리게 된 것 같아.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의 세상이 넓게 확장되고 있어.
시골 외할머니댁을 떠올리면 정겨운 풍경이 떠올라. 집 뒤편의 대나무 숲, 앞마당의 감나무, 옹기종기 모여있던 장독대. 오히려 예전에 살던 집들보다도 가끔 가던 할머니댁들이 더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있어. 유년시절 나의 감수성을 책임져 준 고마운 곳이야. 지금만큼 해외여행을 자주 가지 않던 시절, 외갓집은 해외여행보다도 즐거운 곳이었던 것 같아. 도시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자연의 즐거움을 알려주었다고 할까.
처음 이솔이를 데리고 외가댁을 갔을 때의 느낌을 잊을 수 없어. 나의 어린 시절, 그리고 엄마의 어린 시절이 지나간 곳에 우리 딸 이솔이를 데리고 가니 감회가 새롭더라고. 이솔이도 왕할머니댁이 마음에 들었는지 왕할머니, 계란할머니, 강아지 삼촌 등 시골 이야기를 한동안 했었어. 심지어 엄마 없이 할머니 할아버지를 따라서 시골에서 며칠 동안 씩씩하게 지낸 걸 생각하면 다시 생각해도 놀랍다니까. 개구리 우비를 입고 개구리를 만나던 일, 정원에서 꽃에 물을 주다가 물벼락을 맞던 모습. 외가댁에 이솔이의 모습이 덧대어지고 있어.
내 운전 실력이 빨리 일취월장해서 두 아이를 데리고 시골에 데리고 가고 싶은데, 그런 날이 오려나? 어서 해솔이에게도 시골의 멋진 풍경을 보여주고 싶다. 장난꾸러기 해솔이는 아마 온 동네방네를 휘젓고 다닐 것 같아~ 외할머니께서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우리 아이들이랑 시골에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