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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선장수 Jun 28. 2017

나는 이혼을 후회한다

이혼 후에 남겨진 것들  030

이혼이란 사건을 처음 경험했을 때 나 나름대로 행복을 위한 선택이라 생각했다. 물론 전처 또한 그러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기에 서로 각자 행복해지자고 생각했고 서로가 서로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노력이란 것은 내 입장에서 경제적인 안정을 전처와 아이들에게 주는 것이었고, 전처의 입장에선 막장드라마를 쓰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뭐 그리 숨기고 싶은 부끄러운 잘못도,
뭐 그리 내세울 자랑스러운 훈장도 아닌


그 당시 나는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하여. 비교적 중립적인 평가를 하고 있었고, 이혼 이후에 나에게 다가올 변화에 대하여 긍정적인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 이후. 여러 가지 일들을 겪게 되었지만 단순하게 "사랑"이라는 측면에서 내가 겪었던 경험들을 돌이켜 보면, 지금에야 고백컨데, 나의 이혼은 그리 현명한 결정이라고 볼 수 없다. 이혼을 후회한다는 생각이 꼭 전처와 재결합을 원한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돌이켜 보니 내가 처한 결혼생활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한 나의 행동에 대하여 후회하고 반성하는 것이다.




이혼을 하고 내게 새롭게 생긴 시간과 경제적 여유에 대하여 상당히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삶을 즐겁게 살 것이라고 나는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그리 쉽지 않은 것인 줄 나는 몰랐다


이혼 후 나는 몇몇의 여성과 꽤 진지한 교재를 했었다. 한 번은 재혼까지 생각한 나머지 아이들에게 인사도 시켰고, 부모님과 주변의 지인에게까지 오픈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지금 나는 여전히 혼자다.

왜 그럴까?

사람은 남자든 여자든 평균적으로 딱 자기 수준에 맞는 사람을 만나게 되어있다는 사실을 나는 잘 몰랐었다(아니면 내가 아주 잘난 사람이란 착각 속에 빠져 있었다) 사람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요소마다 조금씩은 그 수준이 다르겠지만 그 전체를 평균한 사람 됨됨이에서는 내가 가지고 있는 수준과 엇비슷한 사람을 만날 수밖에 없다.

만약 이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이라면 자기 자신이 비정상적으로 운이 좋다고 착각하는 것이라고 나는 단언한다.

경우에 따라 운이 좋아 나보다 훨씬 나은 사람을 만난다 해도 나의 수준 낮은 됨됨이로 그 상대를 만족시킬 수 없을 것이고, 오히려 그런 자격지심에서 상대에게 상처를 줘 떠나보내기 십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이 생기면 사랑이란 게 저절로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큰 착각이다.

사랑을 잘 하려면 내가 좋은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

내가 수준 높은 좋은 사람이 되어야 그런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고, 내가 사랑하는 능력이 좋아야 상대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혼을 하거나 지금 맺고 있는 관계를 정리하는 행위가 과연 옳은 것인지 깊이 있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지금 이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좋은 사람이 못된다면 그 관계를 끝내고 다른 새로운 관계를 맺는다 하여도 계속 반복될 뿐이다.

적어도 내 아이들의 엄마였기에 내가 가진 못난 부분을 감내해 줬었고, 어느 정도 시기를 함께한 여자 친구이었기에 내가 가진 나쁜 면을 수용해 줬던 사람에게... 이별을 고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것일까?

궁극적으로 내가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하면 엇비슷한 문제는 항상 일어날 것인데... 언제까지 대상만 나타나면 사랑할 수 있다는 허무맹랑한 말만 하며 기다린다 말인가?

다시 한번 나 스스로에게 강조하고 싶다.
사랑은 "대상"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능력"의 문제인 것이니,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하면 내가 생각하는 그런 행복한 사랑은 절대 할 수 없다.



결혼생활에 실패를 했고 그 이후의 관계에서도 실패한 지금.

예전처럼 새로운 대상에 대한 설레발로 착각에 빠져 살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나의 잘못에 대하여 반성하고 노력해서 돌이킬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는 것들은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하다.

나는 이혼을 포함한 지나간 모든 이별에 후회하며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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