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선장수 Jul 03. 2017

단언컨데 삶은 모호한 것이다

이혼 후에 남겨진 것들 032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이슈에 봉착한다. 나처럼 결혼이란 과제에 실패를 하기도 하고, 사업에 실패해 엄청난 빚더미에 앉기도 한다.

그리곤 우린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 본다. 이런 돌아봄의 시간은 실패가 주는 선물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선물을 잘 활용하고 있을까?

나 조차도 이혼을 한 당시에. 당당한 이혼. 행복한 싱글라이프. 뭐 이런 쓰래기같은 말을 하며 스스로 더 나은 삶을 살것이라 호언장담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이혼이란 나의 선택에 대해 다분히 유보적인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결국 그 당시 나를 돌아 볼 기회에서 조차 그리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한 것이다.

단언컨데 삶은 모호한 것이다.

세상 모든 것들이 본연의 색깔과 형태가 없이 두루뭉실하게 존재한다는 의미의 모호성이 아니라. 그 색깔과 형태는 각각의 고유성을 가지고 분명히 존재하지만, 인간인 우리는 그것을 단방에 특정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의미에서 모호한 것이다. 그러니 어느누구도 '삶은 이것이다. 그러니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세상의 모든것들은 총천연색으로 찬란하게 빛나며, 우주상에 존재하는 셀수없는 별들의 제각각의 모습처럼 특별하게 형성하며 존재한다. 우리들 인간도 그렇고, 그런 인간군상이 만들어가는 이야기 또한 그렇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절대 분명히 인식할 수 없다. 이미 발생한 과거조차도 그일이 왜 발생했는지 그래서 내게 무슨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무한한 가능성과 변수들을 우리의 사고로 절대 따라갈 수 없기때문이다.

그렇게 확실한 것 하나 없는 세상에 내던져진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시험지를 받고, 어떠한 답을 내고 행동해야 하는 선택을 가장한 강요를 받게 된다.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어떤이는 시험지를 받자 마자 마구마구 답을 써내려 갈 것이고, 어떤이는 어쩔줄 몰라 멍하니 하늘만 바라볼 것이다.


이렇게 내게 주어진 시험지에 대해 그 답은 모호하지만 진정성 있는 무지를 드러낼 수 있다면, 주관식답안의 부분점수라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빈약한 정보와 경험으로. 뭔가 정답을 찾은 것처럼 마구마구 오답을 써내려간다면. 시간이 지나서 빵점의 점수가 매겨진 초라한 성적표를 받게 되고 만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도 살아야 하는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맨날 터지고 깨지고 하면서도 좌충우돌하며 문제가 주어질때마다 잽싸게 부저를 누르며 자신이 솰아있음을 울부짖으며 살아야 할까? 그냥 큰 잘못을 하지 않으려 이리저리 눈치를 보며 허약한 자신의 멘탈을 사랑하며 부분점수라도 받기위해 삶의 모호성 뒤로 숨어야 할까?

무엇이 살아가는 방식의 정답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세상을 분명하게 알수 없다는 것.
좌충우돌하며 세상을 알아가려면 맷집이 강해야 한다는 것.
이 두가지 정도는 대충 맞는 것 같다.


참고로 나는 맷집이 강한 스타일인것 같다. 그래서 온몸이 상처투성이 이다

작가의 이전글 사랑은 대상의 문제가 아닌 본인의 능력 문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