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04
책을 읽다가 문득 이런 표현이 나왔다.
요즘 유행하는 '소확행'이란 말이 가슴에 와 닿지 않고 겉만 번지르해 보이는 키치로 보였던 나에게 이 표현 하나가 그 이유를 알게 해 주었다.
소확행이란 단어를 일본의 어느 작가 사용하고 난 뒤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카톡의 대문 글에서부터 각종 SNS의 태그들을 이 단어가 장식하고 있지만, 이 단어를 보는 나는 항상 머뜩하게 느끼며 달갑게 다가오지 않는 말이었다.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대체 사람들이 이 말의 의미를 얼마나 알고나 쓰는 것일까? 그럴듯하게 어구화는 되었지만, 그 본래의 의미를 벗어나 지나치게 유행이 되고 있다 보니... 정작 그러한 행복을 추구하고자 노력하려 했던 나에겐 오히려 싸구려 키치의 냄새가 잔뜩 느껴져서 절대 사용하지 않던 단어였다.
소소하고 단조로운 일상에 대한 정교한 심미안이 없다면, 과연 소확행을 누릴 수 있을까?
문득 '아멜리에'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단조로운 것에 대한 정교한 심미안'으로 가득 차 있던 아멜리에의 일상을 재미있고 진중하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없다면 소확행은 키치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