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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eynWorks Feb 28. 2020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새벽 비명

걱정의 끝은 망가진 내 몸과 병원비

새벽 5시 “앗”하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잠을 깼다. 

당시 나는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보험 가입자를 대신해 합의금을 산정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매일매일이 돈을 더 달라는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였고, 일부 몇 사람은 모욕적인 언사와 협박까지 했다.


그 새벽 5시의 비명도 한 아주머니 때문이었다.

“그거 가지곤 안 되지. 돈 더 내놔!”하는 소리에 나는 분노 또는 공포 또는 이상한 감정에 비명을 뱉은 것이다.

사건 1건 1건에 의미 부여를 하지 말라고 선배들은 말했지만 그건 그냥 부표처럼 떠가는 말일뿐이었다. 그들의 말들은 퇴근을 하고도 나를 따라왔다. 계속 내 머릿속을 맴돌다가 꿈에까지 나타났다.


당시 내 모습은 가관이었다. 매일 입는 정장은 추레했고, 다크서클과 함께 얼굴은 병든 사람처럼 까맸으며, 잦은 회식에 뱃살도 붙어 있었다. 스트레스는 해결되지 않은 채 쌓여만 갔다.



    

 데일 카네기 걱정-스트레스 3번째 원칙은 걱정의 끝을 심플하게 묘사한다.

‘셋, 샘 위에 병원 침대가 떠있다.” 

걱정을 계속해봐야 갈 곳은 병원뿐이라는 메시지이다. 

실제로 나의 건강검진 결과에는 역류성 식도염이 당연하듯 따라붙었다. 그와 더불어 간수치 이상과 경계성 고혈압이 슬금슬금 나를 압박했다. 지인 중 심한 사람은  직장 스트레스로 원형탈모, 난청까지 진행된 사람도 있었다. 도대체 왜 우리는 걱정-스트레스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당시 내 머릿속에는 수많은 스트레스 요인들이 있었다. 그것이 너무 많은 것 같아 감히 꺼내지 못할 정도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해결될 것 같지도 않았다. 그리고 당장 눈앞의 일들이 쌓여가는 상황에서 내 개인적인 스트레스들을 끄집어내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스트레스들은 가슴 깊은 곳에서 방치되고 있었다.     



 

그때 수많은 스트레스 극복 방법 도서에서 한결 같이 말하는 방법이 있다. 

“적어라” 

적으면 진정 걱정해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없다는 것과 고민하고 있는 수많은 것들이 비슷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한다. 심지어 그것들은 돌림노래를 부르고 있어서 나의 걱정은 더욱 배가되어 나를 힘들게 한다는 것이다. 적기 전에 내 머릿속 고민들을 표현해보면 아래와 같은 느낌일 것이다.     

(ㄹㅁㅇ니ㅏㅓㅣᅟ감널아ㅣㅓㅣᅟ감넝리ㅏᅟ검;덮추먀ㅓ더/galkjd)

실제로 적어보니 나의 고민들은 많은 것이 아니라 한 고민이 여러 유형으로 떠돌고 있을 뿐이었다.

A, A1, A2, A3, B, B1, B2, C, C1, C2


하지만 애석하게도 난 당시에 너무 늦게 그것을 알아챘다.

이미 번아웃은 와버렸고 적어도 하나씩 해결해나가겠다는 의지도 힘도 생기지 않았다.

만약 다시 신입이 된다면...

번아웃이 되기 전에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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