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가입해야 할 것 같은 강박감!
‘가입해야 할 것 같은 강박감!’
26세 여성에게 보험에 대한 이미지를 물었더니 돌아온 답이다.
이 피드백은 기존의 보험사와 설계사 집단이 만든 업보다. 본인들의 소중한 상품의 이미지를 스스로 부정적으로 만든 것이다. 고객들에게 친절하게 보험의 가치를 전달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인연을 담보로 보험을 판매한 것이다. 덕분에 고객들의 머릿속에는 보험의 본래 가치는 간 데 없고 울며 겨자 먹기로 가입한 상품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감과 원금도 받지 못한 쓰라린 해약의 경험만 남았다. 그 기억은 유전자에 각인되듯 자녀에게 대물림되었다.
‘1964 백미당’과 ‘1964 빌딩’은 어느 기업의 소유인지 알고 있는가? 대리점 갑질로 망가진 이미지에서 도망치려는 남양유업이다. 그들은 기업명을 뒤고 하고 브랜드를 앞에 내세우는 전략을 취했다. 비겁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더 큰 문제는 대국민 사과까지 하며 개선을 약속한 그들이 2018년 11월 다시 갑질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
보험설계사의 이름은 FC(Financial Consultant), LP(Life Planner) 등으로 변화했다.
그들이 이름을 바꾼 이유는 기존 ‘보험 아줌마’의 이미지를 벗고 고객을 위한 다각도의 금융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아직 대부분의 보험설계사들은 전문성이 아닌 관계중심의 영업방식을 택하고 있다. 고객의 성장을 돕기 위해서는 보험, 펀드, 주식, 부동산, 상속 등 공부할 것이 넘쳐나는 데 말이다.
그들에게도 이유는 있다. 학습이 실적을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나의 학습 -> 고객의 성장 -> 나의 소득’이라는 선순환이 이루어지려면 최소 1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금융회사는 3개월도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러기에 그들은 실력을 쌓는 것도 해야 하지만 그것보다 다른 것에 집중해야 생존할 수 있다. 그 다른 것이란 우선 ‘실력이 있어 보이게 하는 것’이다. 내가 실력 있어 보여야 상대가 나에게 집중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실력이 있어 보이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의사소통의 법칙인 ‘메라비언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상대방의 호감을 사는 데 중요한 것은 ‘현란한 말솜씨보다 다정함’이다. 이 법칙에 따르면 말의 내용은 7% 밖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93%는 비언어 적인 요소에(외모, 목소리, 바디랭귀지) 의해서 결정된다.
그들이 깔끔한 정장과 고급시계, 외모에 집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고 대본을 외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신 있는 목소리로 말할 수 있는 연습을 하는 이유도 메라비언의 법칙에 기인한다.
그들이라고 왜 실력을 높여서 나오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들에게는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다. 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모아서 교육을 지원하고 정착비용으로 200 ~ 500만원을 공짜로 제공하는 회사는 없기 때문이다. 이미 발은 들였고 최소기준의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정착비용도 지원받지 못한다. 그 정착비용 지급기간도 1년이 되지 않는다.
부족한 걸 알지만 그들은 시장에 나와야 하고, 그냥 나올 수는 없으니 메라비언이 말한 것과 같은 외적 이미지를 갖춘다. 그렇게 시장에 나와 처음 만날 사람들은 이미 정해져 있다. 스스로 정하지 않으면 팀장과 지점장이 친밀한 순서대로 가족과 지인의 연락처 리스트와 개인정보를 기입하게 한다.
독이 든 성배와 같은 정착 수당금, 외면만 화려한 모습의 끝은 오래가지 않는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생명보험회사의 13월 차 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38.6%이다.
즉 10명의 신규 설계사가 입사하면 1년이 되지 않아 6명이 나온다는 것이다. 손해보험사는 그보다는 나은 50.3 % 정착률을 보였지만, 1년이 되지 않아 5명이 나온다는 의미로 낮은 것은 같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회사를 그만둔 설계사에게 상품을 가입한 고객은 담당 설계사가 없어진 것이다. 추후 새로운 담당자가 배정되기는 하지만 이미 신뢰는 무너진 상황이다.
남양유업이 1964 브랜드를 강조해도 그들의 대리점 갑질은 아직도 존재한다.
재무설계사라고 이름 붙인 그들에게서 나의 자산을 보호하려면 학습해야 한다. 그들에 대한 정보는 홍수이고, 그들의 실체는 조금의 검색을 통해서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만을 탓해서는 내 돈을 지킬 수 없다. 잃을 수는 없다.
소중한 내 돈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재무설계사를 알아야 한다.
'그들의 새빨간 거짓말' 책 내용을 발췌 및 추가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브런치북: 그들의 새빨간 거짓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