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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eynWorks Dec 13. 2020

마이다스아이티 인사 최종면접

[깊이에의 강요]와 같이 그 최종면접은 [컨설턴트에 대한 강박]을 남겼다

구글처럼 호텔 요리사가 점심을 해준다는 회사 면접이었다. 

동시에 어려운 면접으로도 유명했다. 

(2010년의 마이다스아이티 면접은 2020년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 첫 관문은 양식과 길이가 정해지지 않은 자기소개서였다. 

그 관문을 넘으면 3차 산업혁명 등에 대한 생각을 묻는 서술평가, 

후에는 영어 또는 일어로 하는 회사 소개 PT였다. 

그 과정들을 어렵게 통과한 마지막 임원 면접 날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에 남아있다.     


지원한 직무는 인사 부분이었고 경영지원팀 상무님과의 면접을 진행했다. 

나의 열정과 숙련도를 보여주기 위해 제출한 추가 서류 들이 상무님의 책상 위에 펼쳐져 있었다. 

(마인드맵을 이용한 인사 관련 경험, 이전 직장에서 진행한 인터뷰 사례 등) 


덕분에 질문은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나왔고 어렵지 않게 답변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핑-퐁 하듯 주고받는 면접이 지나가는 중에 LCD 모니터의 빨간 불량화소와 같은 께림찍함이 있었다. 

그것은 면접의 마지막에 상무님의 입에서 한 문장으로 날아왔다.     


“찬훈 씨는 컨설턴트 같아.”


이 말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단편소설 [깊이에의 강요]를 연상시켰다. 

한 평론가가 여류 작가에게 “당신의 그림에는 깊이가 없어”라는 말을 스치듯 한 것이 그 작가의 마음에 남은 것처럼, 그 말은 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다. 

여운은 길어서 10년이 지난 요즘에도 판교를 지나다가 해당 회사의 간판을 보면 다시 생각이 난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려 했지만, 최종 면접의 결과가 탈락이어서인지 그 말에서 부정적인 것들이 나를 괴롭혔다. 수면 위에 올리면 더 좋을 것 같아 SNS에 올려 지인들에게 피드백을 요청하니, 나를 위로하려는 듯 좋은 말들이 올라왔다. 그렇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좋은 말을 거르고 나니 이렇게 해석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안을 보고 관찰하는 능력은 있으나 내부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지고 업무를 이끌어 나가지 못할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요즘은 그 상무님의 말에 동의를 하고 있다.

그의 사람을 보아온 시간과 깊이는 내가 보지 못하던 나를 보았던 모양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회사는 이제 AI를 통해 사람을 평가한다.

무엇이라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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