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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찬기 Aug 20. 2020

나의 일본 야구 답사기 – 나고야 돔

나고야의 태양은 지고 없지만 2019년 8월 21일의 이야기

나고야 돔은 1997년 3월 개장하여 한국 팬들에게는 선동열 선수와 이종범 선수가 뛰었던 주니치 드래곤스의 홈구장으로 유명하다. 4만 석 규모의 돔구장으로 이전에 방문한 메트라이프 돔과 한국에서 방문한 고척 돔과 달리 진짜 돔구장으로 인정받고 있는 야구장으로 방문 전에 기대가 컸다. 나는 버스를 통해 방문했는데 주변에 전철역이 있어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야구장에 접근할 수 있었다.


돔 구장과의 첫 만남은 짜릿해

멀리서도 잘 보이는 나고야 돔

주변 정류장에서 내려 야구장을 향해 걸어가는데, 거대한 규모답게 멀리서도 잘 보여서 찾아가기에 어렵지 않았다. 나고야 돔은 주변이 의외로 주택가여서 번화가라는 느낌을 주지 않았는데, 조용한 주택가에 야구장과 함께 큰 백화점이 함께 들어서 있어서 신기하게 느껴졌다. 나고야 돔의 출입구는 2층에 위치했는데, 야구장을 둘러싼 거대한 통로가 인상적이었다. 고척 돔과 비슷한 구조였지만 규모가 훨씬 커서 콘서트나 행사 등으로 인해 사용될 경우에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주변에 위치한 쇼핑몰의 푸드코트에서 저녁거리를 사고 나니 경기가 시작할 시간이 임박했다.

나고야 돔을 둘러싼 통로

나는 편의점에서 티켓을 미리 구매했기 때문에 게이트를 찾아 바로 입장했다. 내부에 들어서자 다양한 매점들과, 또 구단의 굿즈를 판매하는 매대가 가득히 들어차 있었고, 많은 인파로 매우 북적거렸다. 또 신기하게도 돔 내부에 에스컬레이터가 있었다. 나는 내야 상단의 파노라마석을 구매했기 때문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최상단으로 향했다. 자리를 찾아서 앉아보니 최상단에 위치한 좌석답게 야구장 전체가 눈에 들어왔다. 교체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전광판은 문학 야구장의 전광판보다는 작아 보였지만 아주 거대하고, 화질이 선명했다. 전광판이 크다 보니 홈팀뿐만 아니라 원정팀의 정보도 충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난간이 일어섰을 때 허리 정도밖에 오지 않다 보니 좀 무섭게 느껴졌지만 앉아있어도 시야가 크게 방해받지 않아서 만족스러웠다. 또 저렴한 좌석인데도 컵 홀더가 있었고, 주변에 화장실과 매점이 많이 있어서 불편함이 느껴지진 않았다.

내부의 에스컬레이터
거대한 전광판

이게 진짜 돔 구장이지

나고야 돔은 주니치의 컬러 아이덴티티에 맞게 꾸며져 있었다. 짙은 청색과 녹색이 어우러져서 깔끔하게 정돈된 야구장의 분위기는 차분했다. 또 야구장 곳곳에 위치한 광고판들도 정확한 규격으로 설치되어 있어서 정돈된 느낌을 주었다. 중간층에는 스카이박스가 야구장을 둘러싸고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내야에는 익사이팅 존처럼 더그아웃 옆에 붙어있는 좌석이 있는데, 푹신한 의자가 그곳이 프리미엄 좌석임을 드러내고 있었다. 야구장 내부를 알차게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부는 살짝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시원해서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매우 쾌적했다.

불이 켜진 스카이 박스

한국에서 고척 돔을 방문했을 때 생각보다 쾌적했지만 야구를 보기에 불편하고, 좌석 간격 등 아쉬운 부분이 많았는데, 나고야 돔에 와서 생각해보니 고척 돔의 시설이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 나고야 돔이 고척 돔에 비해 20년가량 앞서서 건설된 돔 구장임에도 불구하고, 관람 환경과 내부 시설에 있어서 훨씬 낫다고 느껴졌다. 물론 건설비와 구장 규모에 있어서 나고야 돔이 훨씬 많은 투자를 통해 지어졌기에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지만 고척 돔을 짓는 과정에서 벌어진 다양한 문제들이 아쉽게 느껴졌다.

깔끔한 느낌의 나고야 돔

나고야 돔의 주니치 드래곤스 팀 스토어는 돔 외부에 위치해 있는데, 규모나 취급하는 상품은 다른 구장과 특별한 차이는 없었지만 마스코트가 인기를 끄는 구단답게 관련 상품의 퀄리티가 괜찮았다. 다른 야구장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었던 푸드트럭은 찾아볼 수 없었다. 돔과 연결된 쇼핑몰과 모종의 거래가 있지 않았을까?

팀 스토어 내부

나고야의 태양은 지고 없지만

주니치 드래곤스는 선동열 선수의 전 소속팀으로 국내 팬들에게 많이 기억되고 있다. 물론 이후에 이종범 선수와 이병규 선수가 주니치 유니폼을 입고 뛰긴 했지만 나고야의 태양이라는 선동열 선수의 별명은 많은 팬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나고야 돔이 선동열 선수의 마지막 전성기의 무대가 된 곳이라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돔을 가득 채운 관중들

나고야 돔은 일본에 와서 방문한 제대로 된 첫 돔 구장이다 보니 기대가 컸고, 그 웅장함이나 내부 시설 등의 쾌적함은 기대를 충족했다. 또 구장 내부에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다양한 좌석을 설치하고, 큰 규모의 스카이 박스를 운영하는 것은 구단의 운영 전략이 선진적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 평일 저녁임에도 야구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의 모습은 부럽게도 느껴졌다. 무엇이 사람들을 야구에 이토록 열광하게 만드는 걸까? 여행의 끝에 답을 찾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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