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하여금 나는 이런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다.
S를 사랑한 뒤로 참 많은 게 변했다.
그중 눈에 띄는 변화는 나 자신의 모습이다.
처음 널 만났을 때만 해도 많이 불안정한 나였다.
아예 입원을 할 정도로 악화된 상태였다.
퇴원하고 좀 있다가 너를 다시 볼 수 있었다.
여전히 불안정한 나였지만, 너를 보며 나를 붙들었다.
그림을 배운단 목적 하에 우리는 친해졌다.
어느새 많이 가까워졌을 무렵, 내게는 혼란이 찾아왔다.
S를 사랑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혼란.
그 혼란은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다.
어떤 계기였는지, 내가 너를 좋아한단 걸 눈치챈 날이었다.
“솔직히 말해, 너 나 좋아하지.” 그날, 내 세계는 재구성 됐다.
우선, 나의 마음은 거절당했다.
허나 관계를 끝내긴 싫다며, 나를 오래 보고 싶어 거절하는 거라고 S는 말했다.
그래도 함께 할 수만 있다면, 이라며 나를 어떻게든 놓지 않으려고 했다.
행복하지만도 않은 나날이었지만, 그렇다고 불행하진 않았다.
함께 함에 행복했고,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없단 사실이 날 울리곤 했다.
그렇게 한 달을 지냈을까.
S도 내게 마음이 생겼단 걸 고백해 왔다.
이후로 우리는 한 달간 썸을 탔다.
손도 잡고 때로는 서로를 따스히 안았다.
한 달이 넘는 썸을 타고서야 우리는 우리일 수 있었다.
그해 10월, 대화 중 분위기는 무르익었고 나는 망설였다.
결국 사귀는 걸로, 오늘부터 1일인 걸로 하고 그렇게 우리는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