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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윤미 May 06. 2021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스펙은 자존감

[서평] 자존감 수업(윤홍균)

편도선이 약해 자주 앓았던 유약하고 울보인 아이가 있었다. 그는 과학고 입시 실패, 대학 입시 실패, 재수학원 입시 실패를 통해 쓰라린 좌절을 맛보았으나 포기하지 않고 마침내 의과대학에 진학한다. 하지만 고생 끝에 들어간 의과대학에서 유급처리를 받는다. 쓸모 있는 존재로 인정받으며 행복한 삶을 살고 싶었던 그는 오래도록 방황했다.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는 물론 자신의 진로와 자신의 실력 등 모든 것에 열등감을 품고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했던 그는 자신의 속마음을 누구에게도 터놓지 못하고 더더욱 외롭고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런 그가 이제 마음을 다친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정신과 의사가 되었다. <자존감 수업>의 저자 윤홍균 원장은 자신의 강연을 듣고 인생이 달라졌다고 편지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무기력하게 방황했던 지난날, 그는 솔직하게 지금의 행복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날을 돌아보며 자신의 방황은 모두 자존감을 제자리에 올려놓기 위한 몸부림이었다고 고백한다. 자존감이 회복된다는 말과 행복해진다는 말은 같은 의미였다.


IT산업의 발달은 세상 모든 사람과 연결되고 교류할 수 있는 세상을 선물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누구나 연결될 수 있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지독한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낀다. 타인의 성공, 타인의 업적, 타인의 빛나는 일상을 보고 싶지 않아도 보여주는 세상은 자꾸만 스스로에게 나는 얼마나 쓸모 있는 인간인지 묻게 한다. 우리는 정말 잘 살고 있는 걸까?





저자는 많은 것을 묻고 요구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스펙은 자존감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책의 서두에서 자존감이 무엇인지 자세히 정의를 내리고 시작한다. 그는 자존감은 자기 효능감(자신이 얼마나 쓸모 있는 사람인 지 느끼는 것), 자기조절감(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본능), 자기 안전감(자존감의 바탕으로서 스스로 안전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고 말한다.


자존감이 높다는 것은 힘든 상황이 닥쳐왔을 때, 자신을 지나치게 괴롭히지 않고, 위기를 헤쳐갈 방안을 찾는 태도이다. 자존감이 높다는 것은 좌절과 억울함, 분노를 자연스럽게 느끼면서도 그 부정적인 감정들이 스스로를 좀먹기까지 내버려 두지는 않는 것이다. 자존감은 스스로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추이기도 하다.


세상에 바꿀 수 없는 두 가지가 있다. 바로 타인과 과거다.


자존감은 실제로 낮아질 때도 있고 높아질 때도 있다. 우리의 삶 속에는 자존감을 높아지게 하거나 낮아지게 만드는 여러 가지 상황과 관계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원치 않는 상처를 받기도 하고 지우기 힘든 아픔을 겪기도 한다. 아픈 기억이 있고, 열등감을 가졌고, 자존감이 낮아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만일 당신이 지금 괜찮지 않은 상태에 놓여 있다면 나는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바꿀 수 없는 타인과 과거보다도 오늘의 내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를 곱씹어 보자. 나의 결핍이 너무 커 보이거나 나의 현실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나와 비슷할 거란 생각을 하는 것이 좋다. 당신의 자존감을 높이는 일에 더 집중해보라. 당신의 자존감은 곧 높은 상태로 올라갈 것이고 또 언젠가 다시 거꾸로 내려간다 할지라도 더 이상 크게 영향받지 않게 될 것이다.


'나 자신'은 내 생애의 영원한 동반자다. 평생 떼려야 뗄 수 없는 자기 자신을 비하하고 미워하는 삶이란 얼마나 끔찍한 일이겠는가. '나 자신'을 보듬어주고 끌어안아주자. 누구보다 나의 마음을 가장 잘 알고 언제나 내 곁에 함께하는 소중한 친구는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니까.  


나 역시 나를 숨 막히게 하는 특정 상황에서 지나치게 예민해지는 나를 발견할 때가 있다.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기로 결심은 했으나 가끔 급발진해서 상황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나 역시 열등감을 가진 보통의 인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 어때?” 하며 툴툴 턴다. 모든 일은  지나가며 생각보다 심각한 일들은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여느 때와 변함없이 굴러가는 세상 속에서 낯 뜨거움은 내 몫이라며 피식 웃고 만다. 우리의 자존감이 오늘도 안녕하길 당신의 오늘이   행복하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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