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깨달음은 깨어질 때 온다
펄펄 끓는 물에 들어가
나를 감싼 표피
단단한 껍질을 뜨겁게 달군다
적당히 미지근할 요량은 버리고
발가벗겨진 살색이 비루해
칼끝을 위로 쳐들고
차근차근 짓밟고 또 짓밟고
균열의 고통이 스민 옷을
겹겹이 빗어
한 번도 지어본 적 없는 표정 위에 걸친다
초연히 침묵할 수 없어서
아,
이슬을 떨군다
찢긴 가슴에 부드럽게
기름을 바른다
하얗게 스스로
도마에 못 박힌
포슬포슬한 더덕에
시인/ 문화예술기획자/ 『오늘이라는 계절』 (2022.04, 새새벽출판사) 『사는 게 만약 뜨거운 연주라면』 (2023.10, 학이사) (주)비커밍웨이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