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그런 것이다
빨리 자라지 않는 아이가
덜 자란 어른으로
제깟게 뭐라고 점검이란 걸 한다
다 때려치우고 싶으면서
뚝심 있는 체 모두를 기만하는 동안
웃옷 안주머니의 피로회복제가 짤랑댄다
옥상에서 피로회복제를 입에 털어 넣다가
니코틴을 내뿜는 동료와 눈이 마주쳤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다 관두고 싶어서 소주 한 병 추가요 하려다 관둔다
눈을 동그랗게 뜨며 왜? 이모 소주 한 병 더 주세요
하는 어른 앞에 나는 혼자가 아니다
지갑은 두둑하든 날씬하든 손에 잡힌다
팔랑팔랑 넘겨지는 지폐랑
딸랑딸랑 아부하는 동전을 모아 내면
잡히지 않는 의미를 차곡차곡 씹어 삼킬 수 있다
변덕이 죽을 끓어도
결국 마음 고쳐 잡고 잘해보려고
니 까짓 게 나 까짓 거랑
밥도 먹고 술도 먹고 숙취 해소제도 마시는 것이다
밤늦게 고민이랍시고 털어놓으며 아직 육퇴도 하지 않은 아이 셋 엄마를 붙들고
이런저런 이야기 한도 끝도 없이 털어놓다가 등 떠밀려서 쓴 작품
나도 위로를 받고
그녀도 위로를 받았다고.............
8월 21일의 새벽. thanks to 진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