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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윤미 Aug 21. 2021

까짓것

결국 그런 것이다

빨리 자라지 않는 아이가

덜 자란 어른으로

제깟게 뭐라고 점검이란 걸 한다

다 때려치우고 싶으면서

뚝심 있는 체 모두를 기만하는 동안

웃옷 안주머니의 피로회복제가 짤랑댄다     


옥상에서 피로회복제를 입에 털어 넣다가

니코틴을 내뿜는 동료와 눈이 마주쳤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다 관두고 싶어서 소주 한 병 추가요 하려다 관둔다

눈을 동그랗게 뜨며 왜? 이모 소주 한 병 더 주세요

하는 어른 앞에 나는 혼자가 아니다     


지갑은 두둑하든 날씬하든 손에 잡힌다

팔랑팔랑 넘겨지는 지폐랑

딸랑딸랑 아부하는 동전을 모아 내면

잡히지 않는 의미를 차곡차곡 씹어 삼킬 수 있다

변덕이 죽을 끓어도

결국 마음 고쳐 잡고 잘해보려고

니 까짓 게 나 까짓 거랑

밥도 먹고 술도 먹고 숙취 해소제도 마시는 것이다          








밤늦게 고민이랍시고 털어놓으며 아직 육퇴도 하지 않은 아이 셋 엄마를 붙들고

이런저런 이야기 한도 끝도 없이 털어놓다가 등 떠밀려서 쓴 작품

나도 위로를 받고

그녀도 위로를 받았다고.............


8월 21일의 새벽. thanks to 진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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