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윤미 Nov 15. 2022

누룽지 한 그릇

구수한 국물 후루룩


찌개 하나, 계란 하나, 김 하나, 김치 하나

소박한 저녁밥상 수저소리 잦아들면


오래된 사발에 무심히 담아 툭

누룽지 한 그릇 밀어주는 온기


죽도 밥도 아닌 거무 튀튀한 탁한 국물

목구멍으로 훌훌 넘겨 하루를 삼키고


밍밍하니 담백한 맛, 입을 데우고

가슴을 데우고 집을 데우면

떠오르는 파란 달


누룽지 한 사발로 마치는 별것 아닌 하루

그런 시답잖은 매일을 나는 기도하네


밥솥 바닥에 눌러붙은  밥알 

구수하게 우려낸 진국 한 사발




매거진의 이전글 손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