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한 국물 후루룩
찌개 하나, 계란 하나, 김 하나, 김치 하나
소박한 저녁밥상 수저소리 잦아들면
오래된 사발에 무심히 담아 툭
누룽지 한 그릇 밀어주는 온기
죽도 밥도 아닌 거무 튀튀한 탁한 국물
목구멍으로 훌훌 넘겨 하루를 삼키고
밍밍하니 담백한 맛, 입을 데우고
가슴을 데우고 집을 데우면
떠오르는 파란 달
누룽지 한 사발로 마치는 별것 아닌 하루
그런 시답잖은 매일을 나는 기도하네
밥솥 바닥에 눌러붙은 탄 밥알
구수하게 우려낸 진국 한 사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