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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한송이 Sep 21. 2024

빛나는 조약돌처럼

어쩌다 보니 밴쿠버, D-28

자연이 아름다운 이유는 무엇일까.

자연스럽다는 표현은 왜 긍정적으로 작용할까.


엉뚱한 질문에 대해 캐나다 여행의 꽃으로 불리는 밴프가 답했다.

자연은 진실되며, 조화롭고, 편안한 데다가, 한계가 없다.


사람과는 완벽에 가깝게 대비되는 면모에

자꾸만 자연을 찾게 된다.


우리는 나다움을 꿈꾸면서도 누군가를 평가하는 데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잘 맞지 않는 모임에 섞이기 위해 스스로를 잃어버린다.

그러다 한계에 부딪히면, 무너진다.


내 편안하지 않은 상황에서 반사적으로 방어 기제가 펼쳐지는,

사회생활에 퍽 쓸모없는 성격이 너무도 싫었다.

그래서 억지로 결이 다른 이들과 어울리려다 보니 에너지 소비가 컸다.

꽤 엄격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본인에게도 채찍질을 가하는 바람에 한계가 빠르게 찾아왔다.

캐나다에서의 봄, 여름, 그리고 가을은

온전히 나였던 계절이었다.

싫은 건 싫다고, 좋은 건 좋다고, 남들을 신경 쓰지 않고 강하게 표현했다.

누군가는 나를 두고 자기주장이 너무 세다며 불만을 가진 반면,

다른 어떤 이에게 명확한 피드백을 칭찬받으면서 배운 것은

나는, 나대로 괜찮다.


표현에 서투르기에 행동으로 보여주는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면 되고,

끼워 맞추기보다 그냥 그런대로 괜찮은 무리에서 쉬어도 된다.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본연의 모습을 보여줬을 때 더욱 짙어지는 관계가

지구가 생명에게 바라는 자연의 일부였으리라 믿는다.

웅장하게 펼쳐진 자연의 길에 압도되어 한 걸음씩 나아갈 때마다

우리의 고민은 별 게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나는 이토록 조그마하고, 내 세계는 그저 일부에 불과했다.

동시에 빛나는 물결 속 반들반들한 조약돌조차 귀했고, 이들이 전하는 아름다움은 큼직했다.

이처럼, 우리는 우리의 세상에서 우리만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아름다움을 알아보고 찾아오는 존재들이 반드시 나타날 것이다.


자연스럽게, 빛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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