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들, 그 열 세 번 째
일요일 아침.
서두른 출근을 위해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지만
이젠 습관이 되어버려 새벽같이 눈이 번쩍 뜨여
이리 저리 뒤척이다 일어나서 시작한 것은 바로 청소.
머릿속이 복잡하거나,
생각이 많아지면
나는 청소를 한다.
세간살이를 다 들어내고, 구석구석
쌓인 먼지들을 털어내고, 청소기를 밀고,
물걸레로 먼지들을 닦는다.
매일 출근 전 청소기를 돌리고 출근을 하긴 하지만,
그것만으론 구석구석 쌓인 먼지들은 격파할 수 없으니
적어도 한 달에 두어번은
구석구석 털어내고 청소하고 정리를 하는 시간을 가지려 노력한다.
머릿속이 복잡할때 이것만한게 없다.
일단 아무 생각을 않고, 한 가지에 집중해서
내가 지내는 공간의 복잡함부터 털어 내보는 것이다.
내가 자고, 먹고, 눈을 뜨는 곳부터 정리를 시작해보는 것이다.
하루에도 열 두 번씩.
아직도 안정감을 찾지 못한 일상은
내 머릿속과 마음속을 하염없이 어지럽힌다.
언젠간 괜찮아 지겠지.
언젠간 모든것이 나아질거야. 하고 믿으며
열심히 열심히,
내 속으로 들어가 몸과 머릿속을 정돈할 순 없으니
공간이라도 깨끗하게 유지해서
생활이라도 정돈을 해보는 것이다.
차라리 내 머릿속으로 들어가서,
내 머릿속 가득한 세포들을 한 자리에 모아 앉혀두고
하나하나 의견을 묻고, 정리를 하고 싶다.
너희들 때문에 내 머릿속이 세상 시끄러우니,
우리 그냥 다같이 모여서, 논의를 해보자며,
정리를 하자.
내 속에 겉껍데기 같은 것들은 접어두고.
정리를 하자.
쓸고 닦고, 날 위한 오늘을 만들자.
그게 내 마음이던, 내 공간이던.
괜찮을거야.
괜찮을거야.
정말, 괜찮을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