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들, 그 서른 한 번 째
하루종일 방바닥에 눌러붙은 호떡마냥 널부러져 있었다.
쉬지 않고 머리를 쓰며 생각을 못 멈추다보니 몸까지 방전된 모양이다.
그래서 아무것도 안하고, 정말 멍하니 하루를 보냈다.
습관처럼 일찍 깨서는
오전엔 조금 움직이다가 그나마도 저녁때는 아예 움직이지도 않았다.
가만히 방바닥에 누워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다 보니
또 다시 잊고 있던 딥한 생각들이 날 덮치기 시작했다.
아 안되겠다.
또 이런다. 싶어서,
그대로 일어나서 입고 있던 잠옷을 벗고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
따뜻한 물을 미리 틀어두고,
거울을 멍하니 보다가 일단 이부터 닦았다.
어느새 증기가 가득 찬 샤워실 안으로 들어서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세수를 했다.
뽀득뽀득 폼클렌징으로 하루종일 얼굴에 껴 있던 기름기도 다 닦아내고,
왠지 종일 찝찝했던 몸도 개운하고 뽀송하게 씻어내었다.
다시 시작될 월요일.
일요일의 마무리를 털어내기로 마무리했으니.
그래도 또 한 주 열심히 , 기운 내서, 보낼 수 있겠지.
나 이렇게나 생각이 많았던 사람인가 싶다.
생각없이 반복되는 일상을 사는 걸 이렇게 어려워 하는걸 보면 말이다.
좀 더 단순해지자.
복잡해질때면, 그냥 따순 물에 복잡한 생각들도 같이 흘려보내버리고.
생각만 많아봐야 소용없으니까.
가만히 누워 생각만 많은 것 보다, 움직여서 몸이라도 씻으니 좀 더 낫지 않니.
움직이자. 머리만 , 뇌만 열심히 굴리지 말고.
몸을 움직이자.
딥한 기운에서 빠져나왔다.
샤워를 하면서, 그 물살에 내 딥한 생각거리들도 흘려 보냈다.
샤워를 하자. 일단 지금 누운 자리에서 일어나 보자.
그렇게 하나씩 하면 되는거더라.
그렇게 일어나 이렇게 오늘의 글도 쓰고 있는걸 보면.
하나씩.
하나씩 .
잘하고 있어. 그래. 멈추지만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