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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rry go round Nov 08. 2020

샤워하면서 다시 생각해보기.

좋아하는 것들, 그 서른 한 번 째

하루종일 방바닥에 눌러붙은 호떡마냥 널부러져 있었다. 

쉬지 않고 머리를 쓰며 생각을 못 멈추다보니 몸까지 방전된 모양이다.

그래서 아무것도 안하고, 정말 멍하니 하루를 보냈다. 


습관처럼 일찍 깨서는

오전엔 조금 움직이다가 그나마도 저녁때는 아예 움직이지도 않았다. 

가만히 방바닥에 누워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다 보니

또 다시 잊고 있던 딥한 생각들이 날 덮치기 시작했다. 


아 안되겠다. 

또 이런다. 싶어서, 

그대로 일어나서 입고 있던 잠옷을 벗고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 


따뜻한 물을 미리 틀어두고,

거울을 멍하니 보다가 일단 이부터 닦았다. 

어느새 증기가 가득 찬 샤워실 안으로 들어서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세수를 했다.

뽀득뽀득 폼클렌징으로 하루종일 얼굴에 껴 있던 기름기도 다 닦아내고,

왠지 종일 찝찝했던 몸도 개운하고 뽀송하게 씻어내었다. 


다시 시작될 월요일.

일요일의 마무리를 털어내기로 마무리했으니.

그래도 또 한 주 열심히 , 기운 내서, 보낼 수 있겠지.


나 이렇게나 생각이 많았던 사람인가 싶다. 

생각없이 반복되는 일상을 사는 걸 이렇게 어려워 하는걸 보면 말이다. 


좀 더 단순해지자. 

복잡해질때면, 그냥 따순 물에 복잡한 생각들도 같이 흘려보내버리고.


생각만 많아봐야 소용없으니까. 

가만히 누워 생각만 많은 것 보다, 움직여서 몸이라도 씻으니 좀 더 낫지 않니.

움직이자. 머리만 , 뇌만 열심히 굴리지 말고. 

몸을 움직이자. 


딥한 기운에서 빠져나왔다. 

샤워를 하면서, 그 물살에 내 딥한 생각거리들도 흘려 보냈다. 

샤워를 하자. 일단 지금 누운 자리에서 일어나 보자.

그렇게 하나씩 하면 되는거더라. 

그렇게 일어나 이렇게 오늘의 글도 쓰고 있는걸 보면.


하나씩.





하나씩 . 


잘하고 있어. 그래. 멈추지만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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