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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rry go round Nov 26. 2020

건강하게 사는 것.
그리고 코로나 2단계 격상

좋아하는 것들, 그 마흔 다섯 번 째


"대리님 . 배고파요."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최후의 만찬이라 생각하고 고기 더 먹을걸"

"와 맛있겠다 마라탕 ㅠ 어 돈까스 ! 돈까스도 맛있겠다 !!ㅠ"


"안돼 얘들아.

우리 아직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황이잖아.

우리도 양성 나올 수 있는 상황이야.

그러니 배가 고파도 좀 참고, 

검사 받고, 집에 돌아가서 집에서 챙겨먹자.

그런데 상황은 다르긴 하지만 

우리 꼭 성냥팔이 소녀 같다 하하.  

밖은 춥고, 덜덜 떨며 걸어가는데

저 안은 되게 따뜻해보이고 맛있어 보이네.

우리도 들어가서 밥 먹고 싶다 그치?

그래도 우린 들어가면 안돼

어떤 결과가 올지 모르는거니까."


"진짜 양성 나오면 어떡해요?"

"그럼 치료 받고 격리 조치 취해야지"

"그럼 카페 영업도 못하거겠네요?"

"그럼. 당연히 하면 안되지."

"본사는 어떻게 해요?"
"모두 격리조치 해야겠지"

"무섭다. 당연히 아닐꺼라 생각했어요"

"그러게. 누가 알았겠니, ㅎㅎ

그리고 또 누군들 이 상황을 예상했겠어.

다들 의도치도 않았고,

어쩌다보니 이렇게 된 것을."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오늘 점심 

동료들과 보건소를 오가며 나눈 대화이다.


그렇다.

멀리에 있는 것 같던,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보건소를 다녀왔다. 



코로나가 2단계로 격상했다. 

잠잠해지는 듯 잠잠해지지 않는,

올 한 해 2020년은, 코로나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게 무슨일인가 싶다. 

질병이 가장 큰 핫 이슈가 되어버린 해라니.  



코로나 코로나

그렇게 기사가 쏟아져도, 내 주변에서 일어나지 않으니

늘 조심하고 있다고 해도 크게 피부로 와 닿지는 않았었다. 


오늘 회사 차장님이 확진자 판정이 되어 

회사 건물을 폐쇄하고, 전 직원 모두 코로나 검사를 위해 강남구 보건소를 방문했다. 

아직 역학조사가 나오기 전이지만

회사 특성상 회사 건물 안에 카페가 있고

그 카페는 회사 직원 모두가 복지 비용으로 무료 이용하는 공간이라

모두가 직접/간접적으로 접촉자이기에

더 늦기 전에 검사를 받는게 맞다 판단한 대표님께서

전부 보건소 방문 및 검사 후, 귀가 조치를 취하셨다.


회사에서 보건소까지 걸어서 약 3-40분거리.

동료들과 함께 걸어서 보건소를 방문했다. 

시간은 점심시간이었고, 배가 고파 왔지만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그 어디도 들리지 않고 그대로 보건소를 가서 검사를 받았다.


검사를 받고 나와 다시 짐을 챙기러 회사로 돌아가는 길

같이 검사받으러 나간 후임이 배고프다는 이야기를 했다. 

우리 모두 세상 온갖 걱정을 다 끌어다가 

진짜 양성이면 어쩌냐며 검사 받으러 보건소를 가던 길과는 또 다르게

검사를 받고 나오자마자 일단, 배고프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

참 사람 마음 이래저래 간사하다 싶었다. 


40여분간 걸어 다시 회사로 들어가는 길.

매일 보던 그 많던 식당들, 편의점들을 

바라만 보고 들어갈 수 없었다. 


사실 역학조사 전이고

보건소 직원분은 아직 결과 조사 전인데 

이 회사 분들은 다들 엄청 일찍 오셨네요 ㅡ

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미리 조심해서 나쁠 것 없고

빠른 판단으로 전부 조사 받게 한 대표님의 생각에

나 또한 찬성이었다.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나도 잠재적 확진자일수 있기에

더 이상의 피해가 늘면 안되므로

그 어디도 들르지 않는 것이 맞다 판단

후임들에게도 배고프겠지만 조금만 참자

돌아가서 짐 챙기고 각자 집에 가서 밥을 먹자 달래고

회사로 복귀를 했다. 


참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회사에서 가방과 짐, 재택근무 할 것들을 챙기고

집으로 귀가


그런데 막상 바로 내가 겪어보고, 검사를 받아보니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장실 들어갈 때 마음 나올 때 마음 다르다고

어제까지만 해도 무슨 별 일이 있겠어? 라는 마음이었는데.

막상 정말 주변 사람의 확진 판정으로 인해 나도 검사를 받고 오니

세상이 이렇게나 또 다른 시선으로 보이더라는 것이다. 


일상적인 생활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일인지 정말 피부로 느낀 하루이다.




평소 나는 건강을 좀 자신하는 편이다. 

아픈 것에 장사 없다는 말이 있지만서도,

평소 감기 같은걸로는 약도 잘 안먹기도 하고,

자연치유능력을 믿으며(?)

감기엔 쉬는게 최고라는 말에 최대한 생활패턴을 줄여 쉬고

약과 병원을 최대한 최대한 멀리하는 편이긴 하다.

치과치료나, 뭐 발목이 삐었다거나 그럴 경우는 물론 병원을 가지만

조금 아픈걸로 병원을 쪼로로 달려가는 스타일은 아니다.

각자의 방식이겠지만,

(나만의 핑계일수도 있고)

병원을 가서 오히려 더 아픈 기분이 든달까 ... 


비타민을 먹으래도 

귤을 20개 까 먹는 나이고,

약보다도 식습관을, 

매일매일 하는 스트레칭과 간단한 운동으로, 

더 건강을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 덕인지, 정말 타고난건지

왠만해서는 크게 아픈 일이 없는데,

어릴 적 크게 한 번 죽다 살아날 만큼 아픈 이후

왠만한 아픈 것의 면역이 생긴건지 모르겠지만_


무튼 그런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코로나.

내가 혼자 챙긴다고 안걸릴수있는 것이 아닌 코로나.

내가 아무리 조심해도 언제든지 걸릴 수 있는 것이 코로나.

이 질병은, 

내가 생각한 것 보다 더 무서운 질병이었다. 




결과는 아직 기다리는 중이다. 

음성이 나오면 평소와 같은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혹여 양성 판정이 나오면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일상으로 살아가게 되겠지.


건강한 것.

내 건강을 챙기는 것.

막 싫은데 억지로 챙기는 건 아니지만

어릴적 습관 덕분에 

과자나 군것질거리들보다도 

과일과 야채를 더 좋아하고

늘 장바구니에 인스턴트 식품보다

신선식품을 담아 만들어 먹는 나.


몸이 찌뿌둥하고 담이 오는 것 같으면

일단 스트레칭부터 해서 풀려고 하는 나.

엄청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건강한 몸의 느낌이 좋아

수시로 집에서 혼자라도 운동을 챙겨 하려는 나.


그런 내 자신이 좋지만,

그래도 지금 이 큰 이슈는

그 누구도 의도 한 게 아닌, 

그런 질병. 



모두가 조심하자

물론 조심한다고 다 막을 수 있는게 아니란 걸 깨달았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나라나 되니까 이렇게 신속한 처리라도 할 수 있는 것 같아서.


쫄보인 나는

심장이 벌렁벌렁 뛴다.

결과가 언제 나올까.

지금 정해진 회사 일정들도 너무 많은데.


이런 와중에 밀릴 일 걱정을 한다.

모두가 비슷하겠지. 


건강을 챙기자.

건강을 챙기는 걸 즐기자.

누구도 내일 당장 어떠한 일이 벌어질 지 알 수 없으며

누구도 내일 갑자기 출근길 사고라도 당할 지 모를 일인거다.


그러니 지금 숨 쉬는 시간에

조금 더 건강하게 행복하자.


건강과 질병이 이렇게 큰 화두가 될 거라 생각 못한 한 해다.

그런 2020년이 한 달 남았다 


정말이지, 어메이징한 2020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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