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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ireJung Jun 07. 2018

절대 타인에게 물어보지 마라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고 배워왔다.

내 마음이 답답할 때 나는 늘 그렇듯이 글을 쓰곤 했다.

항상 말을 하거나 글로 쓸 때면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꽤 글 쓰는 것을 미뤄오다가 오늘 불현듯 버스 안에서 강한 스파크가 내 안에 일어나는 것을 목격했다.


사실 글을 쓸 시간이 없다는 것은 철저한 핑계다.

나는 정확히 49분 후에 학생과의 수업이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카페에 앉아 글을 쓰고 있노라니...

다시 한번 글은 무언가 강한 스파크가 있어야 행동으로 옮기게 된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그렇게 쓸때면 주저 없이 술술 글이 써지더라.


아무튼 오늘 할 이야기는, '질문'에 대한 내 생각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자기주장이 강한 편이라, 내 생각이니 참고만 하세요 라고 할 때마다 뭔가 모를 답답함이 느껴진다.

사실 여러분 이것이 진리인데, 너무 강하게 말하면 여러분들이 거부감 일으킬까 봐 살살 이야기하는 거예요

근데 내 본심은, 이게 진리라고요!!! 가 내 진심이다.


우리 엄마는 어릴 적부터 "뭐든 모를 때 가장 용감하다"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엄마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나를 첫 아이로 낳고 엄마로서 아무것도 모를 때

이것저것 좋다는 것은 나에게 다 시키셨다. 대부분은 영어에 관련된 것이었고, 그렇게 열성인 어머니 덕에 어린 나이에 혼자 서울로 유학 가서 고시원에서 공부한 기억도 있다.

그래서 실제로 또래에 비해 영어가 일찍 트이기도 했다. 지금은 내가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모양을 보면 썩 그때 그 시기의 투자가 잘못된 것을 아니라는 건 어머니도 느끼지 않을까.

당시 지금처럼 공부 자체에 대한 정보가 너무나도 없을 때, 우리 엄마는 주변에 물어볼 때가 없어서 본인이 맞다고 생각한 대로 거의 지르다시피 나에게 투자하셨다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스스로가 참 용감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신다.

물론 그땐 엄마도 젊었을 때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젊을 때는 잘 모르는 게 당연한 거고 모를 때는 직접 부딪히며 배울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하셨다.


최근에 이 말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 계기가 있다.

내가 기획하고 싶은 콘텐츠가 있는데, 이 콘텐츠가 팔릴 시장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니 관련 분야 전문가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그분은 이 분야에 10년 넘게 경력을 쌓으신 분이다. 그래서 이것저것 의심 없이 물어봤었다.

그런데 대뜸 나에게 왜 이런 일을 하려고 하느냐, 사실 이 분야는 이렇다. 저렇다. 등등의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물론 긍정적인 방향으로 조언도 해주셨지만, 딱히 도움이 되지 않는 내용들이었거나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부분들이었다. 그런데 여기까지는 받아들일 수 있다 싶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 보니, 내 안에 갑자기 이 일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 것을 느꼈다.

잘해보려고 조언을 얻고 여러 가지 질문을 했지만 돌아오는 결과는 '두려움'이었다.


사실 우리가 어떤 질문을 할 때는, 대부분 실패 확률을 줄이고 싶어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물어본다. 내가 이분야로 도전해볼까 하는데~ 혹시 실패하면 어떡하지? 아 그전에 그러면 전문가에게 물어봐야겠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남이 해주는 조언은 나의 실패를 막아줄 수 있도록 영감은 주지만, 실패 자체를 그 사람이 대신 막아준다는 보장이 없다.  설상가상으로 나에게 오히려 더 많은 두려움을 안겨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나는 나만의 콘텐츠를 머릿속에 어느 정도 그리고 그분에게 갔는데, 시장 이야기를 해주면서 오히려 틀에 박힌 콘텐츠를 나에게 추천해주셨다. 다들 이렇게 처음에는 시작한다며... 그래야 안정성 있게 성장할 수 있다며... 물론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나의 창의성이 방해받는 것은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사실 어떤 콘텐츠가 더 좋은지는 정말 시장에 내놓아봐야 알 수 있는 일이지만, 나는 내 창의성으로 만든 콘텐츠가 리스크는 있을지언정 반대로 대박 칠 줄 누가 아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즉 조언을 받는 것은 나의 창의성이 온전히 자유로이 발현되는데 방해가 될 수 있고,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쓸데없는 두려움만 더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치명적인 것은, 내가 직접 몸으로 부딪혀서 실패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명언 중에, 나는 500번 실패한 것이 아니다 나는 500가지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깨달은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실패는 진정으로 나를 발전시킨다. 그런데 누군가의 조언으로부터 실행에도 옮기지 않게 되고 두려움만 앞서게 되며 나의 창의성이 짓밟힌다면 실패를 통해 배움을 얻을 기회를 스스로 놓치는 것과 같다.


이쯤에 내가 20대 초반에 다짐했던 것 중 하나가 생각난다.

My 20s will be full of mistakes and fail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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