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laireJung Oct 31. 2018

어떤 회사는 날 원하고, 어떤 회사는 날 원하지 않을때

브런치는 글 중심이고 네이버는 상대적으로 사진 중심이다 보니

아무래도 브런치에 글을 쓰려면 뭔가 더 준비되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의식의 흐름대로 쓰기보다는 정제되고 깔끔한 글을 쓰고 싶어 지는데 그러다 보니 업데이트가 너무 늦어졌다.


매번 새로운 글을 쓸 때마다 마지막 글을 업데이트한 게 언제인지 확인해보곤 하는데

마지막 글을 올린 후 지금까지 약 3개월이 지났다.


3개월 만에 글을 쓰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무슨 대단한 일이 있지 않았어도, 성장해왔던 3개월이었으니 오늘도 이 글로 누군가에게 영감을 준다면

그걸로 된 것이라 믿고 싶다. 


요즘 쓰고 싶었던 글들의 주제는 대략 이런 것들이었다.

한 달에 3주만 일하기

백수로 평생 살아가기

주변의 못난이들을 따뜻하게 포용하기

등...

제목에 드러나듯이 요즘 나는 사람 사는 세상에서 때때로 이리저리 치이고, 일은 자유롭게 하고 싶으며, 세상이 더 따듯해지기를 바라며 살고 있다.


최근에 한 리쿠르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외국인 리쿠르터였고 해당 회사 한국지사에서 나 같은 사람을 찾고 있다고 했다.

정중히 제안은 고맙지만 지금은 직업을 찾고 있지 않다. 혹시라도 내가 관심이 생기면 너한테 먼저 연락하겠다고 답장을 하려던 찰나 다른 메시지 하나가 더왔다. 아마 내가 채팅상에서 온라인으로 뜬 걸 보고 연락을 준듯했다. 너의 카카오톡 아이디를 알고 싶어 우리 카카오 톡으로 이야기하자.

순간 응? 카카오톡을 이 외국인 친구가 안 단말이야? 그리고 사용까지?라는 의문을 품었다.

그래서 스팸이 아닌가 싶어서 해당 회사, 근무지, 직원들 등의 정보를 찾아보았고 다행히도 스팸은 아니었다.

아무튼 그렇게 카카오톡 아이디를 알려주고 잡 디스크립션을 포함한 여러 정보를 전달받았다.

그런데 썩 끌리지가 않았다. 무엇보다 내가 항상 2순위로 생각하던 직무였고 안정적으로 갈 수는 있으나 앞으로 전망이 엄청 밝다거나 하는 직무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대화는 온고잉 중이지만 내가 이 길을 선택할지는 아직 의문이다. 

반대로 내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던 회사가 있다. 스타트업이고 한국에 확장하고 있는 회사였다.

여러모로 내가 최근에 고민하고 생각하던 내용을 서비스로 옮기고 있던 회사였다.

한국 마켓 대표와 가벼운 채팅도 나누곤 했으나, 결과적으로 그 회사와 일을 하게 되진 않았다. 

하나는 뜨뜻미지근 하지만 나에게 계속 데이트 요청을 해오고

하나는 데이트 요청은 내가 먼저 했지만, 반응이 뜨뜬 미지근한 이 상황. 

누군가는 구직 과정을 소개팅이나 데이트로 비유하기도 했는데 왠지 맞는 말 같기도 하다. 

다행히 데이트에서 후자인 경우보다 구직 과정에서 후자인 과정이 덜 기분 나쁘다 (ㅋㅋ) 


참 이 상황을 보니 또 떠오르는 게 있다.

내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감사하게도 몇몇 회사들이 먼저 비즈니스 제안을 해오는 경우들이 있다.

이때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내가 마음에 들었던 제안은 내가 일정 딜레이를 시켜달라는 이유로 그쪽에서는 뜨뜬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고, 내가 썩 내키지 않았던 제안은 한 회사에서 두 명이 나를 붙잡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알게 모르게 내공이 생겼다.

열정의 강약을 조절하는 능력.

내가 생각하기에 이 능력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내가 몸소 삶에서 느꼈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의 열정이 사라졌을 때를 견제하기보다 그 열정이 너무 강력해서 터질 것 같을 때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안의 스파크가 너무 크지만 상대는 그 열정을 받아들일 준비 또는 크기가 안될 때 나는 누구보다도 초라해질 수 있다.

그 초라함을 겪고 나면 정말 허무하고 세상이 원망스럽게 느껴진다. 내가 이렇게 까지 간절한데, 이렇게 잘할 수 있는데...

어쨌든 제안하는 쪽이 구직자든 회사든 그 열정이 너무 크면 상대에게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건 사실인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이 열정들은 수치화가 불가능하다. 예컨대 리쿠르터로부터 메시지를 받았을 때 메시지 오른쪽에 이 사람의 열정은 1-100% 중에 50% 정도입니다 라고 써져 있지 않는 이상 열정이 얼만큼인지 알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수치화 불가능한 열정을 다른 말로 타이밍이라고 부른다. 

걔랑 나랑은 타이밍이 안 좋았어. 결국 이 말은 서로의 열정의 크기가 비슷하게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열정을 내가 상대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면 세상은 조금 더 쉬워진다고 생각한다.

즉 열정의 강약 조절이 중요하다. 

많은 제안을 해보고 많은 제안을 받다 보면 그 열정을 상대 열정 크기와 비슷하게 맞추는 능력이 차츰차츰 느는 것 같다. 

오로지 경험으로만 배울 수 있는 능력이지만 삶에서 너무나도 중요하다.

오늘부터 당장 이 능력을 키우고 싶다면

여기저기 제안을 많이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