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랬듯이
요즘 전반적으로 마음이 평온하지 못하다.
기다리는 비자가 적체가 심해, 예상했던 시기를 훌쩍 넘기고 또 넘기기를 반복하고 있다.
한동안 마음을 다잡기가 어려웠다.
내 의지대로 되지 않고 예측대로 흘러가지 않는 일이니,
마음을 내려놓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더 집중하자 다짐했는데,
직장생활도 최근 그리 평탄하지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잘하려고 노력했는데 노력이 부족했는지 역량이 부족한 사람인건지 아니면 그냥 사람 일이라는 게 다 그런 건지. 결과가 그리 좋지 못하다.
나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엄마를 멀리하고 있다. 접촉이 없으면 마음은 편한데 '그래도 연락이라도 좀 해라.'라는 당연하고도 부드러운 부탁에도 밀려드는 죄스러움에 화가 나고 며칠 속을 앓는다.
명상기초과정 12주 중 7주에 접어들었는데 강의 내용은 전혀 머리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여기저기에서 오래된 나에 대한 뒷얘기, 험담이 전해져 내 귀에 들어온다.
어쩐지 뭔가 분위기가 싸하더라니. 망상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버텨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된다.
하지만 정답은 당연하게도 버텨야 하는 것이다.
누가 어디에 있든 버텨야 하는 순간이 오기 마련이다. 위기가 찾아온다.
버티는 것이 아무 의미 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게 항상 좋을 수는 없기 때문에,
잘 치고 나가는 것보다 잘 버티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자기 검열의 늪에는 빠지지 말자.
누군가의 어깨의 짐을 좀 가볍게 들어주고 싶다는 욕심 그것도 위험하지만,
내 마음의 짐을 누군가를 통해 가볍게 하려는 욕심도 내려놓자.
세상 모든 것을 애정으로 바라보는 게 쉽지 않다면,
나 자신이라도 잘 지켜내자.
그게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