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부터 2026학년도 서울시 후기고인 특목/자사고/일반고 원서 접수가 시작되었어요. 경기도는 금요일부터 시작합니다. 작년 12월에 원서접수일부터 특목고에 가겠다는 결심을 한 후, 뒤늦게 자소서를 쓰기 시작하여 합격한 특목고 학생의 실제 사례를 통해, 사교육 도움 없이 집에서 직접 자소서와 면접을 준비할 수 있는 가이드를 마련했습니다. 날짜별로 해야 할 것들, 주의할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이 유료연재가 특목고에 관심이 있거나 이를 준비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방학을 얼마 앞둔 12월 첫 번째 금요일 오후, 찬바람을 몰고 학교에서 돌아온 중 3 아이는 진지한 표정으로 갑자기 대뜸 말했어요.
“엄마, 나 특목고(특수목적고를 칭함, 주 1)에 가고 싶어요.”
“갑자기 왜?”
놀란 내가 묻자, 아이가 눈을 또렷하게 뜨고 대답합니다.
“오늘부터 원서접수 기간이잖아. 담임 선생님이 나를 부르시더니 상담을 하셨어. 특목고 지원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나 사실... 그동안 친구들이 특목고에 지원한다고 했을 때 솔직히 부러웠어... 그냥 지원해 보고 싶어. 되면 다니는 거고, 안되면 어쩔 수 없는 거지 뭐. 안되더라도 일반고 가면 되잖아.”
언니처럼 특목고에 가자고 그동안 아이를 설득해 왔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힘든 것도 싫고. 고생하기도 싫다고 했어요. 편안하게 학교 다니다가 졸업하겠다고요. 요지부동이었던 아이가 마음을 바꾼 거예요. 참 기특하더라고요.
우리 동네는 학군지가 아니에요. 일반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명문대에 합격하는 아이들은 매우 드물었죠. 서울 소재 대학교에 가는 아이들도 상위권 몇 명에 불과할 정도였어요. 요즘 아무리 일반고의 입시 결과가 좋아지고 있다고 해도, 소위 '갓반고'가 아닌 이상, 비학군지의 평범한 일반고의 입시 실적은 인근에 있는 특목고와는 비교할 수도 없었어요. 서울대를 보내지 못하는 일반고와 서울대에 10명 이상 보내는 특목고를 저울질했을 때, 특목고 쪽으로 마음이 기운 게 사실이에요. 그래서 나와 아이 모두 특목고로 진학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어요. 다만, 아이가 잘 따라갈 수 있을까 걱정이었죠. 그런데, 가은이(주 1)가 마지막 영어 시험을 망치게 되면서 A등급을 못 받게 된 거예요. 특목고에 진학하려면 영어는 A등급을 받아야 하는데, 실망스러웠어요. 아이한테 화도 냈어요.
"영어만 잘 보면 된다고 했는데, 어떻게 영어만 망치니?"
나중에 생각해 보니 영어에 대해 엄마가 시험에 대한 압박을 줘서 아이가 지나치게 긴장했던 건 아닌가 싶더라고요. 하지만 어떻게 해요. 후회해도 늦었죠. 결국 특목고에 가겠다는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거예요.
지필 시험 이후에 묘하게 침울해진 가은이를 보며 마음이 아팠어요. 그런데, 문제는 주변 친구들이었어요. 비록 가은이는 마음을 접었지만, 주변에서 특목고에 가겠다고 함께 공부하던 친한 친구들이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한 거죠. 우리 아이가 그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거예요. 기분이 어땠을지... 계속 갈등했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12월 초, 고등학교 원서접수 기간이 되었어요. 가은이는 담임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설득이 되었나 봐요. 다시 특목고에 지원하기로 마음을 바꾸게 된 것이었죠. 원래 마음속에 품고 있던 특목고는 고이 보내버려야 했어요. 명문대 입시결과(입결)가 탁월하게 좋았던 곳이었어요. 매년 신문에 나오는 서울대 합격 고교 순위에서 상위권에 오르는 학교였는데, 점점 실적이 올라가더라고요. 인기도 많았고, 들어가서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그 특목고는 B등급을 맞은 가은이가 합격할 가능성이 없었어요. 그래서 아이가 합격할 수 있을만한 특목고를 찾아보았어요.
그리고 특목고를 가겠다고 마음을 바꾼 아이가 기특하고 대견했지만, 한 편으로는 화도 살짝 나고 막막하더라고요. 왜 하필, 12월에, 이제서 결심을 한 건지! 한 달이라도 빨리 결심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하지만, 아이가 즉흥적인 부분이 있고, 모든 결정을 이것저것 고려해 가며 이성적으로 생각하기엔 어린 편이었어요. 여하튼, '고등학교 원서 접수 기간에 와서 갑자기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가 우리 앞에 떨어진 큰 과제였어요. 특. 목. 고.라는 곳이 아이가 가고 싶다고 마음대로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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