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6펜스-서머짓 몸
<달과 6펜스>를 드디어 읽었다.
고전, 세계명작은 어딘지 모르게 어렵고, 넘사벽이라는 생각이 들어 손이 잘 안갔다.
최근엔 경제/경영이나 실용서 위주로 읽다보니 특히 더 고전과 멀어졌었는데 <여덟단어>라는 책에서 박웅현 님이 여덟단어중 하나로 '고전'을 다룬 것을 읽어보고, 올해는 고전과 친해져보자 다짐했다.
<달과 6펜스>는 잘 나가는 증권 중개인이었던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가 마흔이 되어 가족, 재산 등 모든 것을 버리고 그림에 대한 열망 하나로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말 그대로 그림에 미쳤다. 간간히 그림 그릴 도구를 살 돈만 적당히 벌고, 나머지 시간동안 틀어 박혀 그림만 그리지만, 그의 그림을 본 사람들은 실력이 형편 없다며 비웃기만 한다. 스트릭랜드가 죽고 난 후에야 비로소 그의 작품이 빛을 발하게 된다. 이 책의 작가인 서머짓 몸은 이 소설을 쓸 때 고갱의 삶을 많이 참고했다고 한다. 찾아보니 고갱의 삶과 거의 흡사하고 실제로 타히티에 답사도 다녀왔다고 한다. 나도 다음에 고갱 전시회가 있으면 다녀와야겠다.
무언가에
이끌려간다는 느낌은 무엇일까?
스트릭랜드는 불현듯 그림을 그려야 겠다고 가족과 가지고 있는 재산을 버리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이 비난하고 재능이 없다고 비웃어도, 자신은 그림을 그려야한다는 확신으로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이렇게 무언가에 이끌려 한 가지에 몰입해 본 적이 있을까. 나는 끈기있게 무언가를 하는 것엔 잼병이다. 요즘 성공한다는 덕후와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관심사가 넓고 두루두루 적당하게 아는 편이다.
어렷을 적부터 뭐든지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중간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였고, 튀지않고 평범하고자 했다. 우리나라 교육과 사회가, 그리고 부모님의 영향이 나를 이러한 성향으로 만들어놓은 것이 아닌가 싶다.
스트릭랜드의 삶은 기구하지만, 무언가를 꼭 해야 한다는 욕망과 그것에 대한 확신이 있다는 것이 참 부러 웠다.
만약 나라면, 6펜스를 포기하고
달을 선택할 수 있을까?
읽기 전 책 제목이 왜 달과 6펜스인지 궁금했는데 '달'은 주인공이 가고 있는 이상향, '6펜스'는 세속적인 현실(돈, 물질 등)을 뜻한다고 한다. 만약 나라면 현실의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내가 추구하는 이상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가진 것이 무엇이고 추구하는 것이 무엇이든,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다. 무엇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 없다. 꼭 하나만 선택해야 할까? 우리 모두 극단적인 달과 6펜스 어느 하나가 아닌, 그 사이 어디쯤 있지 않을까.
요즘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현실적인 벽으로 포기하고 좌절하는 청년들이 많다.
달과 6펜스를 읽어보고 자신이 열망하는 꿈과 목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듯하다.
물론 스트릭랜드처럼 살라고 하는것은 아니다.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