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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ir Park 박민경 Aug 08. 2019

제주,수많은 바닷가 중 어디 갈까?

아이들과 3주 살이 여러 번 해 본 엄마의 추천지

<<작년과 올해, 아이들과 제주 2주, 3주살이를 세 번 다녀왔습니다>>


나의 제주여행 경험은,


- 18년  겨울(1월)/두 딸(당시 7세, 초5) / 표선 게스트하우스/ 3주

- 18년 초가을(9월)/ 남편+ 7세 딸 /서귀포 강정마을, 지인의 아파트 렌트 / 3주

- 19년  초여름(6월)/ 남편+두 딸(초1, 중1-중학생 딸은 일주일 후에 합류)/ 지인의 아파트 렌트 / 2주


각각 다른 계절의 제주를 만끽했고, 가족 넷 중에서도 시간이 맞는 사람끼리만 떠나다 보니 그때그때 멤버에 따라 여행 구성이나 분위기가 달라지기도 한다(우리 가족의 여행 스타일은 4명이 반드시 함께 간다 보다는 '따로 또 같이'. 고민보다 GO! 되는 사람만이라도 무조건 가고 보자!)


몇 주 간의 장기 체류를 해보기 전에도 친구와 당일치기 여행, 워킹맘 당시 출장 여~러 차례(는 너무 오래 전이고 아이 비동행이었지만) 다녀온 적이 있다. 방문 기간과 횟수가 장소에 대한 정보나 경험과 꼭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번의 여행이 쌓이다보니 이제는 제주 갈 때마다 다시 찾아가거나 여행가는 지인들에게 꼭 추천하는 장소들이 생겼다.    



제주, 수많은 바닷가 중 어디를 갈까?

고민 없이 협재 & 금능 해수욕장


함덕, 표선, 김녕, 곽지 등등...... 제주에 워낙 해수욕장이 많다 보니 처음에는 어느 곳이 좋을지 몰라 이곳저곳 기웃거리고 다녔다. 우연히 제주가 고향인 분께 정보를 구하니, 아이와 놀기 가장 좋은 곳으로 협재, 금능, 곽지를 추천해 주시기에 차례로 가본 후 우리의 선택은 협재와 금능(두 해변은 차로 2분. 협재는 주변에 편의시설이나 핫한 음식점 등이 좀더 많고, 금능은 한적한 매력이 있다). 물깊이도 적당하고 탁 트인 풍경, 모래놀이 하기도 적당하다. 썰물 때는 바위에 붙은 보말을 잡느라 어른들도 바지를 한껏 걷어붙인채 열심히고, 아이들은 살이 빨갛게 익은 줄도 모르고 물고기처럼 팔딱거리며 뛰어논다. 잡힐 듯 가까이 보이는 비양도의 풍경이 완벽해서 사진 스팟으로도 그만이다.



처음 협재에 갔을 때에는 햇살이 가득한 날이었고, 밀물 때라 물이 코 앞까지 가득 차 바다가 온통 짙은 에머랄드 빛이었다. 우리나라에 이런 바다가 있다니!!! 깜짝 놀란 기억을 가지고 기대에 차 다시 방문했을 때는 썰물에 구름 낀 날이라 전혀 다른 느낌의 바다이긴 했다. 흐린 날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기는 하지만, 동남아나 하와이 같은 바다를 기대한다면 날씨가 쨍한 날 밀물 때에 맞춰 가야 최고의 바다를 만날 수 있다.

물에서 마치 인어처럼 쑤~~욱 올라오신 해녀

해변 축제 200% 즐기기


작년 가을 협재해수욕장을 찾은 날, 운 좋게도 라이프러리(Life+Library)라는 책 축제를 하고 있었다. 해변에 놓여진 책장과 북트럭에서 읽고 싶던 최신간과 베스트셀러 책을 자유롭게 뽑아들고 인디언텐트나 빈백소파와 물아일체 되어 책도 읽고, 가수들의 공연과 팟캐스트 진행도 감상했다. 해가 지면 공짜로 나눠주는 제주에일 맥주를 들고 (절로 캬아~~~소리가 난다) 파도소리 들으며 사방으로 책에 둘러싸여 있으니 그야말로 완벽한 휴가였다.

사람들도 다 떠나고 해가 질 때까지 실컷 놀아도 집에 갈 때는 아쉽다고 울먹이는 아이의 모습이 귀엽기만 하고 오히려 고맙다. 그만큼 재미있고 좋았다는 거니까.


귀찮은 바닷가 물놀이 짐 싸기 Tip 


한 번이든 열 번이든, 한 명이든 네 명이든, 횟수나 인원에 상관없이 일단 바다에 몸뚱이 한번 풍덩 집어 넣으려면 집에서부터 제주까지 물놀이 짐만 트렁크 하나 가득이다. 그 짐 싸고 푸는 일이 걱정이라 에라~한번 가느니 그냥 그 짐 안챙기고 물에 안 들어가련다 쉬이 포기하게 된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포기하기에는 제주 바다는 아이들에게 너무 완벽한 놀이장소이자 어른들의 힐링 장소이다.


나는 짐을 최소화 하는 걸 선호하기 때문에 비치용 돗자리 대신 우비 펼쳐서 앉고, 텐트 대신 우산 하나 들고, 두꺼운 비치타올 대신 윈드자켓 걸치고, 모래놀이 장난감 대신 빈 생수통이나 일회용 숟가락, 다 먹은 과자통, 해변가에 널린 물미역 가지고도 아이가 잘 놀았다. 


만약 짐가방 늘리기는 싫고, 재활용품 아닌 시중 장난감으로 가지고 놀고 싶다면, 제주에도 천원샵(다이*)이 곳곳에 생겨나고 있으니 차량 렌트 후 이곳에 들러 필요한 용품을 한꺼번에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놀다가 돌아갈 때는 비치에서 같이 놀던 옆 자리 꼬마에게 넘겨주고 가도 된다. 3주 씩 머물 때도 아이 놀잇감을 별도로 챙기지 않고, 다이*에서 비눗방울, 스케치북, 색종이, 싸인펜, 채집통 등등 구입하여 놀다가 다른 아이에게 남겨주고 왔다.



바닷가 마을 골목탐방


한번은 아이와 남편이 모래로 한라산 만들기 놀이에 집중하고 있기에 혼자 북적이는 해변가를 벗어나 인근의 골목길을 걷기 시작했다. 까만 현무암 돌담길과 좁다란 골목길, 푸른 하늘이 그림같이 어우러져서 행선지도 없이 한참을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마당에 세워놓은 앙증맞은 세발 자전거, 파란 지붕과 널어놓은 빨래, 텃밭 농사 중이신 어르신들, 줄로 묶어놓은 작은 배, 누가 알고 찾아올까 싶은 구석에 위치한 아담하고 멋스러운 카페와 음식점. 차를 타고 길가 차도를 휙휙 지나갈 때는 전혀 몰랐던 사람 사는 골목의 속살이다.  



다음 번 제주여행에서도 협재와 금능은 단연 1순위 방문지!  


모래사장에 작은 놀이터가 있는 곽지해수욕장
함덕해수욕장(지난 달 상어가 출몰했다)
표선의 겨울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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