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닦는 나무

별 닦는 나무

공광규

은행나무를

별 닦는 나무라고 부르면 안 되나

비와 바람과 햇빛을 쥐고

열심히 별을 닦던 나무


가을이 되면

별가루가 묻어 순금빛 나무

나도 별 닦는 나무가 되고 싶은데

당신이라는 별을 열심히 닦다가

당신에게 순금물이 들어

아름답게 지고 싶은데

이런 나를

별 닦는 나무라고 불러주면 안 되나

당신이라는 별에

아름답게 지고 싶은 나를



오랜만에 시 한편을 읽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광고를 보고 나민애 교수의 ≪단 한 줄만 내 마음에 새긴다고 해도≫ 라는 필사노트를 주문했다. 좋은 글 필사를 이미 하고 있던 터라 시 필사노트가 바로 마음에 와 닿았다. 브런치를 통하여 이 책의 시 한편을 필사하고 난 후 나의 생각을 올리며 나의 독자들과 힐링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

은행나무를 나만의 이름을 지어주고 사람처럼 의인화하고 나에게 들여온 마음이 순수하게 느껴졌다. 가을의 노란 은행잎을 순금빛이라고 표현하는 단어가 정갈하고 맑다. 나의 사랑하는 사람을 별이라고 아름답다고 내가 너를 잘 돌봐주고 예뻐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듬뿍 느껴진다. 나에게 이런 사람이 지금도 있는가 싶다. 남편과 아이가 있지만, 조금은 퇴색되어진, 사랑하지만, 뭔가 빛나지 않는 것 같아 서글프기도 하지만, 그것은 별빛과는 다른 달빛의 순금빛이 아닐까 싶다. 나의 달을 잘 닦아 주고 싶다. 나의 달들에게 물들어 아름다워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