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by 단발의 챠밍레이디

딸이랑 희희낙락, 티키타카 둘만의 시간이 즐겁다. 딸의 잔소리마저 즐겁다. 딸은 요즘 주방 설거지와 쓰레기정리를 도맡아 하고 있다. 지난 달 부터 툴툴거리지도 않고 밥을 다 먹자마자, 엉덩이를 떼자마자 주방식기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엄마 삶은 계란은 휴지 깔고 까야지, 아빠는 먹은 그릇 씽크대에 가져다 나야지.... ” 하며 주부 잔소리가 쭈욱 이어진다. 어떤 퐁퐁이 거품이 잘 나고, 얇은 쑤세미가 있었으면 좋겠다하고, 식기세척기를 사랑하는 딸래미가 되었다. 두 달 이상 주방 정리를 맡더니 정리속도가 빨라지고, 주방 상판이 전보다 반짝 거린다.

오늘은 전복손질하기를 가르쳐주었다. 솔로 전복 넓은 면과 주름진 곳을 싹싹 문지르라고 시범을 보여줬다. 처음에는 징그럽다고 뒷걸음 쳤지만, 곧 전복을 아주 반질반질하게 하얗게 문질러 씻어놓았다. 나는 전복이 너무 때를 벗겨 무게가 줄었을 것 같다며 웃었다. 딸래미는 하얀 전복의 껍질까지 완벽하게 떼어내어 스테인레스 통에 가지런히 담고 신나게 셀카 사진을 찍었다. 딸래미는 오늘 인생에 꼭 필요한 새로운 기술을 배웠다. 즐겁게 배우며 음식에 대한 호기심도 더 커졌을 것이다. 미각이 뛰어나고 가리는 음식이 없는 딸래미가 음식 만들기에 호기심을 느끼고 다양하게 도전하기를 응원한다. 내일은 전복을 노란 버터에 부드럽고 바삭하게 구워 딸래미랑 원기 회복하는 날이다. ㅎㅎㅎ

내일이 오늘이다. 딸래미는 자기가 전복요리를 해보고 싶다며, 샤워하고 올 테니 기다려달라고 한다. 기다렸지만, 역시 딸은 샤워가 늦어지고, 알바시간이 다가오자 엄마가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하며 나를 시킨다. 그럴거라 예상했다. ㅋㅋㅋ

청주에 잠시 반신욕을 한 하야디 하얀 전복을 후라이팬 위로 살포시 올려놓았다. 버터에 구워지며 지지직~ 소리와 고소한 냄새가 입맛을 돋운다. 다 익을 때쯤 간장을 한 스푼 뿌리고 살짝 전복에게 고운 갈색과 짠맛을 입히면 완성되는 간단한 요리지만, 맛은 끝내준다.

딸은 달려와 맛을 보더니, 최고! 라며 굽기 정도가 딱 좋고 맛도 좋다며 칭찬을 남발하여 엄마를 행복하게 해준다. 3마리씩 다 먹어치우니 힘이 나는 것도 같다. 역시 전복은 힘이 나게 하나보다. 오아시스 전복 덕분에 딸과 따뜻한 추억이 생겼다. 딸은 나의 비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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