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하는 날

수술 받는 아침이다. 오전 10시까지 병원으로 도착해야 한다. 점심식사가 어찌 될 줄 모르니 아침을 부지런하게 든든히 먹었다. 발목불안정과 무지외반증 수술이라 샤워도 자주 할 수 없으니 아침에 샤워를 하고 병원으로 택시를 타고 출발했다. 병원으로 가는 택시가 살벌했다. 나이 많은 어르신기사님이 브레이크와 엑셀레이터를 몇 초 간격으로 번갈아 밟으며 덜컹덜컹 달리고, 발 움직이는 삐빅소리도 신경에 거슬려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내리겠다고 하고 싶었다. 앞 차와 간격이 충분한데도 계속 브레이크를 밝아 데는 데 완전 미칠 것 같았다. 눈을 감고 모른 척 하자 했지만, 도착할 때까지 불안감에 시달렸다.

다행히도 병원에 도착해서는 순조롭게 접수하고 마취하고 병실로 안내를 받아 안심이 되었다. 2인실 옆 침대 아주머니도 점잖으셔서 내심 안심했다.

마취는 2시간 정도 지나니 감각이 없었다. 오늘 수술 환자는 3명인데, 내가 1번 당첨이었다. 먼저 수술 받고 싶었는데, 아주 잘 되었다.

수술실 앞에서 이름과 병명을 확인하고 수술침대에 올라갔다. 의학드라마를 좋아해 많이 보아온 나는 나름 재미있는 과정이었다. 내가 주인공이 된 것 같기도 해서 긴장은 생각보다 덜 됐다. 수술실 직원들이 나를 여러 번 안심시키며 준비과정을 공유했다. 안전을 위한 것이었지만, 하나부터 열

까지 지나치게 공유하니 이제 그만하지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의사샘이 들어오고 수술이 시작되었다. 무릎아래만 마취시키는 부분마취라 나에게 클래식 음악이 담긴 헤드폰을 껴주었다. 드르륵, 25mm, 40mm, 드르륵 수술하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처음에는 긴장되어 얼굴이 떨렸으나, 적응되니 음악을 조용히 들으며 즐겼던 것 같기도 하다. 2가지 수술이라 1시간 정도 걸려 끝나고 의사샘이 수술에 대해 직접 설명해주시고 잘 됐다고 말씀해 주셨다. 나를 위해 애써 주신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큰 소리고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병실로 휠체어를 타고 돌아오니 이제야 진정 안심이 되었다. 딸에게 점심을 가져다 달라고 하여 돈까스를 맛있게 먹었다. 바삭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돈까스였나보다.

병실에 있으니 답답함이 밀려온다. 마취가 아직 풀리지 않아 화장실 가는 게 도움 없이는 어렵다. 신체 한 곳이 장애라는 것은 굉장히 불편함인 것을 체험하는 계기인 듯하다. 자정 12시쯤부터 마취가 풀리기 시작하는 듯하다. 엄지발가락이 느껴지기 시작하더니 발목 구멍부위가 느껴진다. 무통주사를 마구 눌렀더니 좀 덜 아픈 듯하다. 다행히 걱정보다는 참을만한 통증이다. 다음 날 아침까지도 견딜만해서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았다. 아침에 간호사가 진통주사를 엉덩이에 한 대 맞고 가란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마취가 빨리 풀리는 편인 것 같단다. 집에 돌아와 점심을 먹고 한숨 자니 역시 내 집이 제일 편하다. 5일 째인 오늘까지 큰 통증없이 잘 지내고 있다. 걷는 것도 적응이 되어 화장실 가는 것도 자유로웠다. 지금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좋을까? 밀린 드라마, 책보기, 글쓰기 등등 왕비의 시간을 잘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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