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 29.
왼발 수술을 1차, 오른발 수술을 2차로 양쪽 수술이 모두 잘 끝나고 잘 회복되고 있다. 오늘 처음으로 산책을 경의선숲길로 다녀왔다. 살짝 오른발이 피곤했지만, 아주 즐거운 산책이었다. 내 두발로 걸어서 아름다운 숲길을 산책할 수 있는 게 이렇게 행복한 일인 줄 예전에는 깊이 느끼지 못한 것 같다. 지금은 걸으면서 행복하다, 즐겁다, 감사하다 라는 단어가 내 가슴을 둥둥 설레게 한다.
경의선 숲길의 빨갛고 노란 단풍을 못 보는 구나 실망하며 약간은 우울하게 회복기를 지났다. 그 때도 곧 회복될 것을 예상했지만, 막상 내가 있는 그 시간에는 우울감과 슬픔이 밑바닥에 깔려있는 위로였다.
경의선 숲길에는 두터운 겨울옷을 입고 오순도순 산책하는 사람들과 얇은 런닝복을 입고 달리는 사람, 멍멍이를 유모차에 태워 순조로운 가을을 느끼는 사람들로 행복한 길이었다. 자연의 빨강, 노랑 단풍과 나무들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갈색의 나무들이 줄지어 서있는 것 자체로 어찌나 눈이 부시게 화려하던지, 내가 사진작가가 아닌 것이 아쉬울 뿐이다.
오늘은 내 발로 걸어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친구들을 만나 자주 가던 까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는 일. 친구들이 넘 반갑고, 까페가 늘 그대로인 것도 반갑다. 시려운 바람에 친구들과 걸으며 이말 저말 나누는 다정함이 애틋하다.
나는 요즘은 우울에서 많이 벗어난 것 같다. 특별히 우울하지도 않고 기쁘지도 않고 마음이 찌그러지거나 누그러진 것 같지도 않다. 요즘 특별하게 나쁜 일이 없어서인지 모르겠다. 다음 주에 의사선생님과 어떤 이야기를 해야 도움 되는 상담이 될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것은 좋은 징조이다. 내 마음에 문제가 크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징조이다. 아님, 내가 잘 해결하고 받아들이고 있다는 징조이다. 요즘은 나에게 힘든 시간이 지나고 나에게 행복을 주는 시간인 것도 같아, 넘 우쭐대지 말아야지, 나를 살짝 단속해보기도 한다.
지난 시간의 우울과 불안이 나를 휩쓸고 지나가고 이제는 당당히 나에게 오는 시련을 받아들이고 이겨내는 내가 되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