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이 깨어나는 순간

by 케이트쇼펜

by 단발의 챠밍레이디

요즘 우리 집은 부동산 거래로 바쁘다. 아파트를 팔고 샀으며, 20년이상을 소유한 오피스텔을 매도하였다. 토지허가를 받아서 계약을 하고 중도금을 주는 단계가 있고, 집의 상태를 설명해야 하는 날도 있고, 인테리어도 상담하러 다니느라 머리가 복잡하다. 모든 단계가 금전과 연결되어 있어서, 예민해지기도 한다.

오늘 부동산 두 곳에서 연락이 왔다. 오피스텔 잔금을 받는 날짜를 정하는 것과, 아파트매매의 전자계약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두 계약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보니 헷갈리기까지 했다. 남편은 그런 설명을 들을 때면 퉁명스럽게 대답하여 나를 불안하게 한다. 마음은 따뜻한 사람이란 것을 알지만, 겉으로는 툴툴거리니 나는 불안감을 안고 방어태세로 말을 건넨다. 오늘은 중개수수료 얘기가 나와서 내가 `중개수수료 협상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고 말했더니, `내가 처음인데 그걸 어떻게 알아`하며 퉁명스럽게 말한다. 나는 화가 나서 `나한테 왜 화를 내는 거야, 말을 예쁘게 해` 한다. 나도 오랜만에 대꾸하며 내 생각을 전달했다. 다른 때 같았으면 나는 남편에게 그런 말도 못하고 속으로만 화를 진정시켰다. 그런 말투를 자주 쓰는 사람이다 보니, 익숙해지기도 했고, 매번 지적질을 하기가 어려웠다. 지난 세월 살아보니 남편은 진정으로 올바르고 가정에 충실한 사람이다. 무엇보다 책임감이 큰 사람이다. 그리고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 나는 남편 말에 절대적으로 따르며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나는 남편의 말에 따랐을 때 나에게 오는 불안감은 무엇이지 생각해보니 나에게 맞지 않는 것을 맞추려고 따랐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케이트 쇼펜의 <내 영혼이 깨어나는 순간>을 읽으며 그런 생각이 확실해진다. 여주인공 애드나는 새로운 남자를 사랑하게 되며 자신의 의지를 깨닫게 되고 자신의 경제적 독립을 꿈꿨다. 자신을 통제하려는 남편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고 있음을 깨닫고, 아이도 소중하지만, 나를 위해서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한다. 나는 남편을 사랑하지만, 나를 지도하려는 남편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이 있는 것 같다. 남편도 나를 사랑하지만, 그 방식에 나는 불안감과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애드나처럼 나의 결정권을 위해 좀 더 나 자신의 발전을 위해 애써야하는 데, 그게 무엇일까 나의 재능을 발견하는 게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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