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이라 아들이 늘 있다. 내 밥 외에 식구들 밥을 하는 일은 즐겁지만, 귀찮은 일이기도 하다. 오늘이 좀 많이 그런 날이다. 어젯밤 아들의 미운 말을 들어서인지 오늘 점심밥 차려주기가 싫다.
그렇다고 안차려주기는 아직 이쁘다. 김치통을 열어보니 배추김치는 다 먹고 떨구어진 김치속만 잔뜻 들어있다. 버리는 게 아까워 비지찌개를 해 먹으려 남겨둔 것이다. 오늘은 조금만 덜어내어, 김치속 리조또를 만들어보았다. 김치속과 양파를 묽게 익히듯 볶다가 밥을 넣고 치즈를 넣고, 계란 2알을 넣어 섞어준 후 마지막에 들기름까지 넣어주면 k김치속 리조또 이다. 내가 상상해낸 음식이지만, 아들이 맛있다고 해줄 만큼 괜찮았다. 자화자찬하자면 건강하게 느끼하지 않은 리조또였다.
밥을 배불리 먹고 상큼한 키위 한 개를 먹으니, 어제의 섭섭한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지는 것도 같다. 밥은 역시 위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