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내 마음 속의 이사는 늘 정해져있었다. 남편과의 동의만 이루어지면, 당장 어디로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다. 드디어 남편의 동의를 얻어 이사를 하게 되었고, 인테리어를 어찌할까 고민하며, 또 남편의 동의를 얻어야하는 마음 속 어려움이 있었다. 인테리어에 관하여 남편과 나는 범위가 많이 달랐고, 그것은 금전적인 문제와 연관이 되어 있다보니, 남편을 설득하는 것이 어렵게 생각되었다. 그러나 남편은 생각보다 나의 의견에 어렵지 않게 동의해 주었고, 인테리어를 잘 해보라며 격려까지 해주었다. 그것은 이 브런치 글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브런치 글을 읽은 남편이 내 마음을 좀 더 잘 이해해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 감사하다. 나의 소소한 브런치 글을 읽고 하트를 눌러주신 분들께도 감사함이 크다.
인테리어의 범위를 대략적으로 정하고 인테리어회사를 알아보기 시작하며, 나의 마음은 콩닥거리며 긴장감과 불안감이 늘 같이 머물렀다. 내가 언제 남편없이 이렇게 큰 돈이 들어가는 결정을 해본 적이 없어서인지, 나의 결정을 믿어도 될 것인가 부터가 두려웠다.
5군데 정도의 인테리어회사와 상담하고 견적을 받아보니, 대략적인 예산이 계획되었고, 상담 중 느낀 사장과 회사의 책임감에 대해서도 조금씩 판단이 서기 시작했다.
견적서의 항목별로 비교하고, 마감재끼리도 비교하며, 금액이 적당한지, 계약을 맡기면 큰 사고 없이 끝까지 잘 마무리될 수 있을지 생각하고 판단을 굳혀갔다. 처음에는 제일 저렴하고 가장 빠른 회신이 오는 회사로 결정하고 싶었다. 견적금액도 내가 원하는 금액대로 내려주고 하니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너무 저렴한 회사이고 우리 집 현장에서 거리가 있는 업체가 과연 문제가 생겼을 때, 빨리 대처하고 추가금액 결제를 요구하지 않을까 의심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만나본 업체는 동네에 있는 업체이면서 견적금액도 중간정도의 업체였다. 이 업체는 마감재의 최소한의 품질을 지켜야하기 때문에 더 이상 금액할인은 안된다는 입장이었고, 공사일정도 너무나 빡빡하기 때문에 주말일정을 추가하며 공사를 해줄 수 있다는 결론이었다. 남편에게도 이런 상황을 설명하고 나의 의견을 제시하니 남편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지지의견을 보내주어 인테리어 업체를 결정하게 되었다.
계약금을 주는 날, 이 결정이 맞는지 얼마나 초조하던지, 마음 속으로 당당하게 보이고 싶어 애썼던 것 같다. 그렇게 인연이 시작되어 인테리어는 시작이 되었다.
인테리어 블로그를 찾아보고, 도면을 그려보고, 인테리어 사장과 의논하며 인테리어는 진행되었다. 입주하면 오래 살 집이라 나의 몸에 맞게, 가족에 마음에 쏙 들게, 따뜻한 느낌의 집을 만들고 싶었다. 블로그의 집들이 감각있게 잘 해놓은 것을 보고 나도 마냥 저렇게 또한 나만의 특색있게 하고 싶었다. 그러나 무재주는 역시 나의 인생에 너무 약점이다. 인테리어 감각이 없는 나는 블로그의 집들을 탐구하며, 조금씩 디테일하게 완성되어갔다. 오크색 원목마루에 디아망회벽크림 벽지를 기본으로 주방은 베이지무늬를 선택했다. 살림을 하며 손잡이있는 씽크가 편리함을 터특하여 달기로하고, 선반장보다는 서랍장을 많이 짜서 수납의 효율성을 높이기로 하였다.
이번 이사의 가장 큰 핵심은 나의 방이 생기는 것이다. 나의 방이라 부를 수 있는 내 방이 생기는 것이다. 내 방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연습하고 싶었다. 내 버킷리스트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고 신이 난다. 하느님, 부처님 모든 신께 감사드린다. 요즘은 어떤 좋은 일이 생기면 감사합니다가 먼저 나온다. 나의 잘남이 아닌, 누군가의 도움이 있었구나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기며 겸손함을 배워가고 있다. 요즘은 이 정도면 행복하지 그런 생각이 든다. 전에는 어떤 목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것에 대한 헛된 욕망에 휩싸여 나를 괴롭히며 행복을 미루어왔다. 그것이 얼마나 나 자신을 녹아내리게 하는 것임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듯 하다. 항상 그럴 수 없지만, 오늘의 나에게 감사하고 가족에게 감사하고, 모두에게 감사하다. 다음 편에는 인테리어의 진행과정을 글로 정리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