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글을 쓸 때만 해도 지금의 나의 마음이 다시 찾아올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다시 찾아와도 금방 스쳐가겠지 싶었다. 하지만, 나는 다시 마주하고 있다.
지난 가을에 양쪽 발을 수술하고 나서 좋아진 발 컨디션에 나의 마음의 컨디션도 같이 좋아져갔다. 앞으로는 언제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게 될거야 라는 희망이 나의 마음을 서서히 치유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약간의 발목 불편함을 느끼며 다시 불안에 휩싸이고 있다. 그리고 친구들과 아무런 약속이 없다는 것이 나를 더 불안하게 하고 있는 듯하다. 나만 집에 고립되어 쓸모없는 외로운 인간이 될 것만 같은 생각이 스친다.
다시 병원에 방문하여 확인을 해봐야 안심이 될 듯하다. 실손보험이 없는 나는 병원비가 큰 부담으로 다가와 가야할까 말까를 고심하게 된다. 나의 몸은 이렇게 뭐가 어려운 건지 모르겠다. 나의 생각대로 되지 않고 자꾸만 엇나가기를 하는 내 몸이 밉다. 우리 집에서 나만 건강하면 큰 걱정 없이 잘 돌아가는 평범한 집인데, 나로 인하여 불행의 그림자를 안고 사는 것 같아 우울하다. 내가 가족에게 짐이 되는 것이 정말이지 싫다. 남에게 피해주는 것도 극히 싫어하고 남이 나의 선 안에 들어오는 것도 싫어한다. 어떤 면으로 보면 개인적 성향이 강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이런 성격이 가족이라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았을 때 무척이나 불편감과 좌절감을 느끼는 듯 하다. 나도 도와주고 나도 도움을 흔쾌히 받아들이면 좀 편할텐데 말이다. 나는 남을 도와주는 것도 어렵고 받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갑자기 친구들과 다음 약속이 하나도 잡히지 않았다. 보통은 친구들과 약속을 미리 잡아 놓고 만날 날을 기대하며 좋아했었나 보다. 친구들과 즐겁게 수다와 웃음으로 있다가도 헤어져 집에 돌아올 때면 종종 허전하고 쓸쓸함을 느낄 때가 있었다. 나는 친구와 있는 것도 좋지만, 혼자 있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는 데, 친구들과 즐거움이 있어서 그런가 보다. MBTI가 ISTJ 인 나는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다가와 줬을 때 친해지는 성격이고, 먼저 약속을 잡자고 하는 편도 아니다. 둘이만 하는 약속보다 여럿이 만나서 주목받지 않고 수다떠는 게 편안한 스타일이다.
그런 내가 갑자기 친구 약속이 없는 게 외로운 것 같고, 내가 뭔가 사회성에 문제가 있나 싶기도 하고, 이렇게 생산적인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이 쓸모없는 인간인가 싶기도 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조금씩 부족하지만, 친구들 여럿이 주변에 있고 가족과 잘 지내고 있는 것 보면 나는 사회성에 큰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쓸모가 있는 인간인 것을 알지만, 괜스레 드는 불안한 생각이다.
이것은 발의 느낌이 이상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하지 못할까 봐에서 비롯된 부가적인 불안이다. 치료를 잘 받고 있으니 시간이 해결해줄 일이지만, 나는 그 기다림이 어렵다. 그래도 오늘은 조금 안정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나의 솔직한 일기같은 고백이 나의 치료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고 이 글을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