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꿈과, 잠재력과, 가능성을 갖고 살아간다.
인터넷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봤다. 2년쯤 전의 기사였는데 칠레의 한 사막에 관한 글이었다.
칠레의 북쪽에 있는 아타카마 사막은 세계의 어떤 사막보다도 강수량이 적어서, 미국의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으로 선정한 곳이기도 하다. 로이터 통신에 의하면, 유난히 건조한 아타카마의 기후는 화성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표본으로 삼을 정도라고 한다.
사진을 찾아보니 내가 알고 있는 흔한 사막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 아타카마 사막에는 5년에서 7년에 한 번씩 많은 비가 내리는데, 2017년 8월에 칠레 북부에 전에 없던 양의 폭우가 쏟아지며, 사막의 땅 깊숙이 잠재하고 있던 꽃들이 피어났다.
무려 200여 종의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온통 분홍빛 꽃으로 물든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를 보기 위해 세계에서 관광객들이 몰려 관광특수 효과를 누렸다고 한다.
사막이란 그저 모래로 뒤덮인 "죽어있는 땅"으로, 아무리 비가 내려도 그저 메마른 땅을 적셔주기만 할 거라 생각했다. 사막에 피어날 수 있는 생명이란 선인장이나 알로에같은 특수식물과 도마뱀, 낙타같이 건조하고 무더운 기후에 특화된 극소수의 몇 가지뿐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그래서 꽃으로 뒤덮인 사막의 사진을 봤을 때 울컥했는지도 모르겠다. 사막에 감춰져 있던 놀라운 생명력을 보며 새삼 대자연의 힘을 느꼈다. 저렇게 수 백가지 아름다운 꽃을 피워 낼 잠재력을 품고 있는 땅이지만, 이상기후 수준의 폭우가 오지 않는 한 메마른 사막으로만 존재해야 하는 아타카마 사막이 애틋하게 느껴졌다. 우리의 인생도 그런 게 아닐까, 우리의 잠재력은 언제 어떻게 발휘될까 싶어서.
보통의 삶을 사는 우리들도 언젠가 상상도 못 한 방식으로 꽃 피울 수 있지 않을까.
이제는 누구나 아는 유명인사가 된 유투버 박막례 할머니나, 전국 노래자랑에서 손담비의 "미쳤어"를 불러 화제가 됐던 지병수 할아버지 같은 분들도 일생을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오다가 노년에 이르러서야 평생 잠재하고 있던 끼와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생긴 분들이다.
늦은 나이에 새로운 분야로 인생이 풀려 마음껏 재능을 표출하며 주목받는 삶을 살게 될 걸 예상이나 하셨을까. 그분들의 활약이 젊은 세대와 다른 노인 분들에게 주는 울림이 크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떤 꽃을 피울 수 있는 사막일까?
나에게도 잠재력과 가능성이 있다면, 언젠가 천재지변이 일어나 폭우가 쏟아질 날을 기다리지 않고 지금 뭔가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건 없을까 생각하게 된다.
내 인생 늘 꽃길일 순 없어도 언젠가 나라는 사막에 특별한 작은 꽃 한 송이 정도는 피워낼 수 있기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