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염
입술수포가 ‘겉으로’ 보이는 질환이라면, 나에겐 입술 안쪽 혹은 잇몸이나 구강 점막에 출몰 하는 구내염도 있다. 구내염은 그 정의가 꽤 넓은 편인데, 내가 주로 앓는 건 궤양성 구내염이다. 처음엔 작은 흰 점같이 시작해서 점점 커진다. 그리고 그냥 가만히 있어도 아프다.
제일 처음에 발병한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추측컨대 입안에 뭔가 상처가 생겼던 것 같다. 음식을 먹으며 볼을 씹을 때도 있는 것처럼, 그냥 시간 이 지나면 나아지는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입안에 바르는 약은 ‘오라메디’밖에 모를 때였다. 문제는 일주일이 지나도 나아지기는 커녕 점점 더 아파진다는 것이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물이 닿거나 입술 근처를 누르기만 해도 아팠다. 나중에는 손을 대지 않고 그냥 가만히 두어도 계속 아팠고, 이윽고 열마저 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미련하게 버티고 있을 때, 회사 과장님이 ‘알보칠’이라는 약을 알려주셨다. 효과는 좋지만 ‘지옥에서 불타는 고통’일 거라는 경고와 함께. 그러나 너무나 아픈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 약을 사오고 면봉을 약에 푹 적신 후, 용기를 내어 상처 부위를 ‘지졌다’. 놀랍게도 전혀 아프지 않았 다. 약품이 닿아도 아픈 것을 느끼지 못할만큼 아픈 상태가 너무 오래 지속되었던 탓이다. 신기하게도, 상처 및 주변 부위가 ‘지져지면서’ 일주일 간 나를 괴롭힌 통증이 서서히 가라앉았다. 약품이 닿은 곳은 허옇게 살이 일어나며 피부막의 한 겹이 벗겨지는데, 실제로 이 약은 화학적으로 환부를 태워서 염증을 괴사시킨다고 한다. 어쨌든 아프지 않으니 살 것 같았다. 그렇게 잘 마무리되는 줄 알았으나…
안타깝게도 입술수포와 마찬가지로 구내염도 자꾸만 반복되었다. 입안의 상처가 생긴 후 구내염으로 이어지거나,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피곤할 때 주로 발생했다. 그 때마다 ‘알보칠’의 위력을 실감했다. 일주일 씩 버티는 미련한 짓은 하지 않고 필요할 때 곧바로 약을 대령한다. 지옥 운운했던, 정말이지 눈물이 쏙 나올 정도의 타는 아픔을 잠깐 견디면 통증 자체는 금방 가라앉는다. 그렇게 ‘알보칠’은 ‘아시 클로버’와 함께 나의 상비약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비타민 B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구내염과 구순염을 아우르는 고함량 비타빈B 약이 나와있다. 입술수포와 구내염을 몇 번 겪고 나서부터는 멀티 비타민과 고함량 비타민B를 함께 매일 챙겨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