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clara Jul 22. 2020

온전한 자립을 위한 선언

퇴사하겠습니다 part1.

12년 직장생활에서 4번의 퇴사선언을 했다.

3번은 이직이었고, 오늘은 말그대로 퇴"사社"였다.


더이상 조직에 속하지 않겠다는 선언.


10년을 2곳의 IT '대기업'에서 일했다.

재무기준의 대기업은 아니고 큰 조직이라는 의미의 대기업.
그리고 이후 두번의 스타트업을 거쳤다.


대기업에서 10년을 보내고 스타트업에 뛰어들었을때는 팔할이 '물욕'때문이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두 회사가 대기업으로 단시간에 로켓성장하면서 회사의 성공으로 개인의 인생이 바뀌는 경우를 여러번 봐서 였을까, 나도 크게 한몫챙겨 인생역전 해보고 싶다는 욕심.


그런데 의도치않게 스타트업에서 얻은건 '자유'였다.


R&R(Role and Responsibility)에 얽매이지 않고 기획, 마케팅, 제조, 유통, 배송, CS(Customer Service)까지 하나의 제품이 만들어져서 어떻게 팔려나가고 그게 회사에 어떤 수익으로 돌아오는지 24시간 고민하고 실행하면서 역설적이게도 내가 얻은건 '자유로움'이었다.


임원 소수가 결정한 회사의 방향에 맞춰 왜인지 충분히 납득되지 않는 일들을 남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해내는 것, 그것과는 다른 성취감이었고 나에게는 자유의 의미였다.


이런 스타트업이었지만 아쉬움도 물론 있었다.


첫번째 스타트업은 제조업 기반의 스타트업이었는데 끊임없이 두드려도 내힘으로는 깨지지 않는 제조업 특유의 조직문화가 있었다.


역시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이런 고민을 하던 찰나 지인이 있던 IT스타트업에서 오퍼를 받았고, 물흐르듯이 이직을 하게됐다. 옮긴 곳은 코로나 시국에도 매일 투자자들이 연락해올만큼 보기드문 '로켓'이었고, 조직문화는 이전에 다닌 대기업 K사의 장점에 K사가 급성장하면서 생긴 단점만 덜어낸 최고의 조직이었다.


그런데 사람이 배부르면 딴소리한다고, 이직을하고 한달이 지난즈음부터 내안에는 다른 욕구가 생겼다. 더 큰 자유. 바로 온전한 자립. 내 회사를 만드는 것.


그리고 오늘 드디어 퇴사 선언을 했다.



<타임>지 기자를 거쳐 세계적인 여행작가가 된 피코 아이어는 '그만두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것은 포기가 아니라 다음으로 넘어간다는 뜻이다.

뭔가가 당신을 수긍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당신이 뭔가에 수긍할 수 없어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불평불만이 아니라 긍정적인 선택이고 인생 여정의 종착역이 아니라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걸음이다.

직장이든 습관이든, 그만둔다는 것은 꿈을 향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아름다운 선회다."

- <타이탄의 도구들> 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