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유치원 4주 차 : 두근두근 첫 카운슬링

어머니 떨리시죠... 저도 그래요.

by 환한


4주는 무슨, 5주도 지나가고 6주를 앞두고 있는 오늘. 지난 2주가 얼마나 정신없이 지나갔던지 어느덧 3월도 지나고 4월이 되었습니다.


저는 주기적으로 대중없이 보내는 카톡 메시지 말고도 보통 한 달에 한 번씩 전화로 정기 상담을 하는데요. 바로 3월 말이었던 지난... 지지난 주가 바로 새 학년도 들어 첫 번째 상담 전화를 드린 아주 뜻깊고도 긴장되고, 바쁜 주였답니다.


보통 전화를 드리면 제일 많이 듣는 말은 이겁니다.


선생님, 혹시 우리 아이가 무슨 잘못을 했나요...?


아무리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예쁘고, 똑똑한 친구라도 담임선생님이 전화를 드린다는 데에서 오는 불안감을 갖고 계신 것 같아요. 그저 아이가 얼마나 적응을 했는지 알려드리기 위해서 전화드렸다고 아무리 말씀드려도 목소리에 짙게 깔려있는 걱정을 지우기는 힘듭니다. 가끔 보면 전화를 드리는 저보다도 어머님들이 너무너무 걱정을 많이 하셔서, 저까지 그 걱정에 휩싸이는 기현상이 일어나기도 해요.


벌써 수 년째 상담전화를 드리는데도, 통화 연결음이 뚝 끊기고 첫인사를 드려야 하는 그 순간은 참 힘든 것 같아요. 어떻게 운을 떼야할까, 어떤 분일까 모르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아요. 혹시 걱정이 많으신 타입인가, 내 아이로서가 아니라 학습적인 부분에서 아이를 얼마나 알고 있으신가, 부족한 부분을 더 알길 원하시는 분인가, 아니면 칭찬할 부분을 더 알려드려야 하나. 모든지 처음은 어려운 것 같아요.


아이들이 스스로 단어를 읽어가기 시작하는 단모음 학습 후반부, 장모음 학습 초반부까지를 생각해보면, 사실, 3월에는 학습적으로 드릴 수 있는 이야기가 한정되어 있습니다. 리딩 교과서를 나간다 한들, 선생님과 반복적으로 다양한 어휘를 따라 읽으면서 암기하는 것이나 다름없고, 문법처럼 눈에 결과가 보이는 건 더욱더 진행되지 않을뿐더러 (1년 차 7세 반 기준), 중점적으로 수업하고 있는 파닉스 마저 알파벳 음가를 배울 뿐이죠. "어머니 알파벳 26개 중에 12개를 배웠는데, 아이가 12개 중에서 두 개를 헷갈려해요."라고 겨우 한 달 된 아이들의 학습 능력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는 없잖아요. 우리가 한글 배울 때 한 달 만에 한글 자모 절반을 다 외워서 하나도 안 틀리고 읽어낼 수 없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보통 다음의 것들을 많이 말씀드립니다. 아이가 원에 적응은 했는지, 수업 중에는 어떤지, 친구와의 관계는 어떤지. 보통 적응과 친구에 대한 것들을 말이죠.


사실 친구와의 문제 같은 경우는 제가 전화를 드리기 전에도 수 없이 전화가 오기 때문에 사실 이번 3월 정기 상담도 첫 상담은 아니라고 할 수 있어요. 한 달 동안 최소 3번은 통화를 했기 때문에 (그럼 3X8=24... 혹은 그 이상) 사실 수업 일수가 20일인데 24번 이상 전화통화를 했.... 그래서 딱히 새로운 내용이 나올 일이 없긴 하지만..


3월 말 정도가 되면 서먹서먹했던 반 친구들과 친해진 시기, 때문에 원에 있는 옆 반 친구에게도 눈을 돌리는 시기예요. 서로 이름도 익고, 함께 노는 스타일이 비슷한 경우, 비슷한 취향을 가진 친구들이 놀이 그룹을 형성해 놀곤 한답니다. 집에 가서 매일 이야기하는 친구도 생기고, 그래서 가끔은 같이 하원 해서 집에 가서 놀기도 하고요. 이렇게 어머님들도 서로 친해지시는 걸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수업 중 행동에 대해서는 보통 '수업 중 집중을 잘하는지'에 대해서 묻는 질문과 일맥상통합니다. 영어로 수업을 하기 때문에 혹시나 못 알아듣고 멍하니 있지는 않을까 걱정하시기도 하고, 반대로 제가 수업 중 행동에 대해서 말씀드리기도 한답니다.


보통 적응을 잘한 경우, 1) 수업 중에 화장실을 가거나 물을 마시러 가는 횟수가 줄어들고, 2) 기본 단어들을 알아듣고 수업 준비가 가능하고, 3) 수업 중에 울음을 터트리는 일이 없고, 4) 질문에 대답하거나, 회화의 경우 질문이나 문장에 대응하는 문장으로 답하는 등 수업에 활발히 참여합니다. 특히 제 경우 적응을 해가고 있구나 하고 판단하는 기준이 수업 중에 화장실 이야기를 얼마나 하는지에요. 3월 초, 수업 중 최소 2번 정도 화장실이나 물을 마시겠다고 이야기하던 친구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그 수가 줄어 1시간 수업(30분 텀으로 교재 교체, 사실상 두 세션)에 한 번을 갈까 말까 정도가 되죠. 이런 부분을 말씀드립니다.


반대로 적응 시간이 좀 걸리는 경우, 보통 어머님들께서 적응에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라고 말씀해주시기 때문에 각오는 하고 있지만, 점차 안정되어가는 것을 강조하는 한 편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함을 말씀드려요. 실제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주 조금씩이라도 적응해가고 있는데, 다만 그 속도가 다른 친구들보다 유난히 느려서 한 달이 다 지나갔는데도 아직 선생님과도, 영어와도 어색해하는 친구가 종종 있거든요. 경험에 빌어 생각해보자면, 자기가 영어에 익숙해지기 전까지 거의 한 3개월 동안 수업 시간에 제 얼굴 한 번 안 쳐다 보고, 말 한마디 안 따라 했던 친구도 있고 (그러다 3개월 뒤 스위치 온 한 것처럼 영어력 폭발), 저랑 소통이 가능해지기 이전까지 계속해서 한국어로 삐뚤어지겠다를 시전 한 친구도 있고요 (자 선생님이랑 똑같이 색 찰 하는 거예요. 보라색 보여주세요! - 야, 나 따라 해, 갈색 꺼내 갈색 - ㅠㅠㅠ)... 기타 이상 뭔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반응하는 경우 연락을 드리는데, 이때 저의 경우, 아이를 나무라는 게 아니라 함께 해결해나가기 위해서 어머님께 피드백을 많이 요청드려요. 집에서 영어 공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숙제를 어려워하는지... 어떤 거라도 수업 진행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3월 말은 한마디로 '적응'과의 전쟁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어요.


아참, 이 쪽에서 여러 해 일을 하다 보니까, 다양한 학원에서 근무하는 수많은 선생님들과 시스템이 눈에 들어와요. 한국어를 전혀 못 하는 원어민 선생님의 경우 부모님들이 제일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원하는 말을 할 수 없고, 한국인 선생님이 상담을 진행해 주시기도 하겠지만, 사실 수업을 가르치지 않는 경우 정보가 제한적이 됩니다. 더구나 제가 일하는 곳은 같은 원어민 선생님이 8년 이상 근무한 아주 드문 케이스인데, 보통의 경우 1년에 한 번씩 새로운 선생님이 계속해서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 제 동료도 딱 1년 있으려고 왔다가 눌러앉은 케이스... - 그렇다면 사실 3월은 선생님들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업에 대한 적응을 하는 시기예요. 그래서 더 상담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제가 제 첫 해를 생가해 보아도 부족한 부분이 참 많았어요. 그래도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하니까 함께 기다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1) 정확하고 포인트가 눈에 보이는 질문

2) 피드백


두 가지면 걱정 많은 3월이 조금 더 수월해지겠어요.


그럼 저는 이만 논문 쓰러 가볼게요!


See you soon!


Cl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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