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경기민요

경기민요를 영어로 어떻게 소개할 수 있을까요?

by 환한

경기민요 소리꾼이었던 어머니 밑에서 나고 자라 뱃속에서부터 군밤타령을 들으면서 자라온 내게 경기민요는 우리가 숨을 쉴 때 공기가 필요한 것처럼 당연한 것 중 하나였다. 아리랑, 태평가, 또는 이별가 등의 대표곡이 있는 경기민요는 흥겹고, 경쾌한 것이 특징이다. 노래에서 흔히 '은쟁반에 옥구슬'이라고 말하는 맑고 청아한 느낌이 느껴진다면 그것이 바로 경기민요다. 하지만 한국에서 '경기민요'를 전공한다고 하면 열에 아홉은 다음과 같은 말이 돌아온다.


아, 창을 하시는구나! 그럼 판소리? 저 사랑가 불러주세요!


경기민요는 판소리와 다른 것이며, 경기민요의 대표곡은 '사랑가'가 아니라 '아리랑'과 '창부타령'이라고 말하면 그제야 '아아아!' 하고 반쯤은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얼굴이 돌아온다. 이런 실정에 영어로 경기민요를 설명하는 것이 가능할까. 이 글에서는 영어로 민요를 소개할 때 유용한 표현 및 개념을 소개한다.



1. 민요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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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민요란 무엇인가? 민요는 영어로 Folk song* 혹은 Folk music이라고 칭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통기타 음악인 '포크송'의 그 포크가 바로 이 Folk이다. 민속 '문화'는 folk culture 또는 Folklore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 'folk'라는 단어이다.


*folk song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보통 folk와 song 사이에 띄어쓰기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논문, 기사 등에서 folksong을 한 단어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쓸 수 있다. 필자 또한 발표문에서 folksong을 folk song 이 아닌 folksong, 한 단어로 사용하고 있다.


Folk의 사전적 의미
1) 민속의 2) 민요의 3) 민간의 4) 민속 음악의

+ 명사로 사용할 때, '여러분! 얘들아!'의 의미로 'Folks!'를 쓸 수 있다.

출처: 다음 사전 https://dic.daum.net/word/view.do?wordid=ekw000064804


사실 한국의 음악에는 민요 외에도 정가 (e.g., 남창가곡, 여창가곡, '동창이 밝았느냐' '북천이 맑다거늘'과 같은 노래), 판소리 (e.g., 단순히 '노래' 뿐만이 아니라 서사 문화적 성격도 가지고 있다) 등 여러 다른 갈래가 있다. 같은 민요라고 하더라도 노동요와 유희요 등 여러 갈래로 나뉠 수도 있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경기민요는 <모내기 소리>, <상여소리> 등과 같은 기능 요와 구분되는 그 옛날 '유행가'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 '민요'의 포인트는 바로 농민/노동자 계층 (양반이나 왕족이 아닌 일반 시민)에 의해 생성되어 불러진 구전 전통 음악이라는 점이다. 다음의 두 가지 어휘를 기억해 두면 좋다.


1. 구전 (Oral tradition music)

2. 농민/노동자 계층 (peasant/working class)



2. 경기민요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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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경기민요'는 무엇일까? 경기민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한국의 민요가 몇 가지로 나눠지는지를 알아야 한다. 한국의 민요는 다섯 가지로 나뉜다. 경기민요, 서도민요, 남도민요, 동부민요, 그리고 제주민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을 나누는 기준은 바로 '지역'이다. 이 중,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경기민요(제57호)와 서도민요(제29호)이고, 남도민요의 경우 판소리(제5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제23호)이 있다. 동부민요와 제주민요의 경우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없다.


한국은 중국, 일본과 함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다등재국 중 하나이자 일찍부터 무형문화재(유산)의 보호를 시작한 국가로 타 국가, 특히 유럽에 비해 무형유산 보호 및 분류 체계가 잘 마련되어 있는 편이다. 때문에, 문화재 등재를 기준으로 민요를 설명하면, 뇌에 지진이 날 수도 있으므로 이 부분은 슬쩍 스킵하고 알아두면 쓸모 있는 잡학 지식으로 알아두자. 어쩌다 전주 무형유산원에 연인과 방문했다가 생전 처음 보는 공연이 열리고 있는 걸 봤을 때, 뇌 한편에 있는 잡학 지식으로 전통문화를 향유하는 사람 이미지를 뽐낼 수 있으니까.


그럼, 여러 민요들 중 가장 큰 전승 공동체를 가지고 있는 (우리가 상대적으로 쉽게 만날 수 있는) 세 민요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A. 경기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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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라는 말을 들으면 '경기도'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민요 세계에서 경기는 경기도의 지역적 범위보다 넓은 '중부 지역'이라고 이해하면 좋겠다. 서울, 인천, 경기, 충청 일부 지역을 포함한다. 대표 곡으로는 아리랑, 도라지 타령, 태평가, 그리고 늴늬리야가 있으며, 경쾌하고 맑은 소리가 특징이다. 남도 민요에 비해 멜로디가 극적으로 변화하지 않는다. 보통 우리가 흥얼거릴 수 있는 민요라는 점에서 common & well-known 이란 단어를 포함시켰다.


다음의 단어들을 사용해서 문장을 만들어 볼 수 있다.

1. Region : Seoul, Gyeonggi, Incheon, and some part of Chungcheong area
* Metropolitan City area (수도권)이라는 말 또한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2. Characteristic : fast, rhythmical, pure, clear
3. Other: common & well-known


B. 서도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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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민요는 평안도, 황해도 지역에서 불리는 이북 지역의 소리를 일컫는다. 경기민요나 남도민요를 하는 사람들보다 (체감상) 적어 쉽게 만나보기 힘들다. 다만 경기민요를 배우면서 동시에 서도 민요를 배우기 때문에 경기 소리꾼들이 서도 민요를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경기민요와 서도민요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바로 꾸밈음. 서도민요는 한 번 딱 들으면 잊히지 않을 독특한 꾸밈음/장식음을 가지고 있다. 예전에 팬텀 싱어에 나왔던 라비던스의 <몽금포 타령>의 원곡이 바로 서도민요다.


다음의 단어들을 사용해서 문장을 만들어 볼 수 있다.

1. Region : Pyeongan-do, Hwanghae-do area
* North Korean Region (이북 지역)이라고 칭해도 무방하다.

2. Characteristic : Unique ornaments


C. 남도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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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민요는 전라도, 충청남도, 그리고 경상남도 지역에서 불리던 민요이다. 보통은 '판소리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되기 쉬우나 사실 <진도아리랑>과 <사랑가>는 다른 종목... 이긴 하다. 경기민요에 비해 굵고 거친 발성을 가지고 있고, 멜로디의 변화가 극적이며, 슬픈/한스러운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해줄 수 있는 민요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의 단어들을 사용해서 문장을 만들어 볼 수 있다.

1. Region : Jeonla, Southern Chungcheong, and Southern Gyeongsang area
2. Characteristic : drastic changes in melody
3. Other: difference between Pansori?



자, 이제 여기까지 읽었다면 경기민요가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외국인에게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는 기본 지식이 쌓인 셈이다. 이제 실전에서 이 사소하고도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지식을 꼬부랑 말로 마음껏 이야기함으로써 지식을 뽐내볼 시간이다. 뭔가 아직 말하기 부끄러워서 좀 더 연습하고 싶은데, 영어로 써보고 싶은데 맞는지 모르겠다면 댓글로, 또는 '작가에게 제안하기'를 통해 자유롭게 연습 문장을 보내주길 바란다. 휴식 시간을 맞은 필자가 하릴없이 메일함을 뒤적이고 있다가 영어 선생님 짬밥(?)을 십분 활용해 수정하고 바꿔줄 수도 있으니까 :)


알쓸신잡 하나를 얻은 데에 그치지 않고 이를 활용해 교육을 하고자 하는 미래 선생님들을 위해 다음의 자료를 만들어보았다. 서도민요&남도민요는 그저 여러분보다 조금 더 잘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 뿐이지만, '아, 이런 게 경기민요구나, 아 이게 서도민요구나' 정도를 알 수 있는 예시 오디오가 들어간 영상 자료도 첨부한다.


유튜브 영상: https://youtu.be/k8QEMZaUV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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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 사람이 왜 이 번거로운 일을 만들어서 하고 있는지 궁금하시다면 다음의 글을 읽어주세요.

https://brunch.co.kr/@02jsh0314/45


그럼 다음 글, <늴늬리야>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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