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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MAMBA Jan 10. 2022

2022년 첫 번째 주

첫째 주를 마치며,


1. 신년 목표 세우기


겨우 앞자리가 바뀐 것뿐인데 너도나도 새 사람이 된 것 마냥 목표를 다짐하고 대부분은 작심삼일로 끝나버릴 것들이 주르륵 나열되는 시기가 돌아왔다. 어느덧 새 해가 시작된 지도 9일이 지났으니, 혹자에겐 이미 흐지부지된 다짐도 있을 수 있겠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코로나로 인해 가지도 않을 헬스장에 돈을 쏟아붓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자기 자신을 잘 아는 것은 이래서 좋은 것 같다. 돈을 쏟아붓는다고 해서 되는 것과 되지 않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나 또한 다른 사람들처럼, 새 해의 시작에 퍽 어울리게 새해 목표와 다짐을 여덟 개의 목표를 세웠다.  


1. 한국에 갓 돌아왔을 때의 몸무게 만들기.

2. 꾸준히 기록하기

3. 50권의 책 읽고 독후감 쓰기

4. 새 직장에서 잘 적응하기

5. 새로운 도전 두 가지 하기

6. 학술지에 논문 투고 하기

7. 꾸준히 기록하기

8. 태국어 플랙스 800점 도전하기


10개도 아니고, 9개도 아니고 굳이 여덟 개의 목표를 세운 이유는 만다라트 계획표를 함께 만들었기 때문이다. 2020년에서 2021년으로 넘어가던 그 어느 겨울날,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을 통해 우연히 접하게 된 만다라트 계획표를 이용해 작년 한 해, 여덟 개의 1년짜리 목표를 세우고, 각각의 목표에 여덟 개의 세부 목표를 더해 하나하나 이뤄나가는 형식으로 한걸음 한걸음 도장깨기를 했고, 결과적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울 정도의 생산성을 동반한 한 해를 보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2022년 한 해에도 큰 목표 하나를 여덟 개의 조각으로 나눠 70% 이상의 달성률을 이뤄내 볼 참이다.


목표라고 해서 거창할 것은 없다. 예를 들어 1번 목표의 경우 1) 하루에 물 2L 마시기, 2) 일주일에 세 번 산책하기, 3) 일주일에 5일 이상 운동하기, 4) 아침에 일어나 스트레칭하는 습관 들이기, 5) 기름진 음식 피하기, 6) 야식 먹지 않기, 7) 외식 줄이기, 8) 달달한 음료 마시지 않기와 같은 여덟 개의 세부 목표로 나눌 수 있다. 마찬가지로 8번 목표도 1) 매일 30분씩 태국어 공부하기, 2) 하루에 열 단어씩 외우기, 3) 배운 문법으로 일기 써보기...처럼 크게 어렵지 않은 것들로 순간순간을 채울 수 있다.


고작 9일이 지난 지금이지만, 매일매일 가계부 쓰는 데에 성공했고, 9일 치의 일기가 쌓였다. 앞으로 12월 31일까지 356일 치의 기록을 만들어보자.


https://www.youtube.com/watch?v=c6ek1jNdyTw

2022년의 시작을 기념하며 다이어리 준비 동영상도 만들어 보았다.


2. MZ 세대에 대한 고찰


마찬가지로 유튜브를 돌아다니다가 드로우 앤드류의 MZ세대의 퇴사에 대한 영상을 보게 되었다. 이 영상이 기폭제가 되어 여러 자료를 읽고, 책을 찾아보고, 영상을 시청하고 있는데, 왜인지, 기업들이 90년대생의 등장을 연구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꽤나 흥미로웠다.


https://youtu.be/vnX70 pdlYkY


한국에서 MZ세대는 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에 태어난 이들을 가리킨다고 한다. 사실, 80년대생과 90년대생은 물론, 90년대생과 2000년대생이 서로 다른데 이들을 한 묶음으로 MZ세대가 칭하는 것도 웃긴 일이긴 하지만, 90년대생의 등장이 당황스럽다는 기업의 반응도 90년대생의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야 우리는 지금 기업에 다니고 있는 기성세대의 자식 세대가 아닌가. 부모가 자기 자식을 제일 모른다더니, 이 말이 이럴 때 쓰는 것인가 보다.


'90년대생이 온다'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뭔가 노골적으로 세상이 바뀌었음을 시사하는 제목과 더불어 기성세대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90년 대생들을 서술해 놓은 책. 더불어 '이해'가 되는 존재가 아니라 이해가 시급한 연구 대상으로서 취급하는 것도 흥미롭다. 마치 외계인이 된 기분이다. 그저 살아가는 시대가 조금 다를 뿐인데.


기성세대들이 전혀 다른 80년대생, 90년대생, 00년대생을 하나로 묶어 바라보는 것처럼, MZ세대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90년대생인 나의 시각으로 MZ세대를 이해해보고 싶어졌다. 한국에서의 MZ세대의 기준에 의하면 나는 M세대의 가장 중앙에 있고, Z세대 중에서는 제일 나이가 많으니까 MZ세대를 이해하는 데 제일 적합한 존재가 아닐까.


그나저나, 그나마 학교에서 선생님께 맞아도 좀 보고, 연대 책임도 좀 져 보고, 코로나 때문에 학교 생활 못 한 것 없이 단체 생활 다 버텨 낸 90년대생이 버거우면, 앞으로 00년 대생들을 마주하고 뒤로 놀라 자빠지는 게 아닐까 싶다. 그 친구들이랑은 정말 메타버스 세상 속 아바타로 소통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3. 드디어 실무를 시작하다


12월에 입사한 회사에서 드디어 꽉 찬 4주를 보냈다. 어떻게 지나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느덧 실무 프로젝트 하나를 진행 중에 있다. 1년이 지나고, 3년이 지나고, 5년이 지나면 그저 반복되는 일상의 한 조각 정도밖에 되지 않을 테지만, 적어도 한동안은 새로운 곳에서 밥 값 하기 위해 숟가락을 집어 든 1월 6일이 특별하게 여겨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서 한 사람 몫의 일꾼이 돼서 팀에 이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오래도록 노래하는 사람,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본인을 정의하고 살았고, 당연히 학교에 남아 연구하는 삶을 살겠지 하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내 머릿속의 많은 의문을 글에 담아 의문을 실체화하는 일이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작스럽게 직장인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이 입혀지면서 나는 누구인가 하는 때아닌 방황을 했던 지난 1년이었다. '엔지니어' '은행원' '마케터' '회계사'로 본인을 정의하는 사람들 앞에서 나는 나를 무엇으로 칭해야 할까, 내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 내가 이제까지 열심히 살아왔던 건, 무엇을 위한 것이었나 되물으며 보낸 시간 끝에 합류한 팀.


비로소 내가 나를 정의 내리고 찾을 수 있는 곳에 온 것 같아, 벅찬 한 주였다.


2022년의 둘째 주는 과연 어떠한 순간들로 채워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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