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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MAMBA Jul 24. 2022

2022년 스무 번째 주

7월에 쓰는 5월 일기

일을 미루는 것은 옳지 않다는 걸 우리 모두는 초등학교 때부터 익히 경험하여 알고 있을 테지만, 사실 일을 미루지 않는 것은 세상 그 무엇보다 어려운 일 중에 하나이다. 열다섯 번째 주 즈음에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늦어지기 시작했을 때 포기하고자 했지만, 그래도 2022년 목표 중에 하나를 이렇게 날려버릴 수 없기에 다시 써보는 스무 번째 주의 기록. 


1.  Office Mate


4년을 몸담았던 첫 번째 직장에서 이직할 땐, 인수인계하는 시간도 길고 대부분 내가 다시 들고 오기보다는 남겨놓는 편이 좋았을 것이었기에 뺄 짐이 그리 많다고 할 수는 없었다. 커피와 티 종류는 키친에 먹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남겨두고, 아이들을 위해 샀던 우리 반 가위도 내가 가지고 가봐야 쓸 일이 없으니까. 이건 이래서 남겨두고, 저건 저래서 남겨두고 하다 보니 마지막 떠나는 날에는 종이봉투 하나정 도도 남지 않아 떠나는 자리 가득 미련과 흔적을 남겨두고 떠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다음 이직은 달랐다. 출근하는 길에 퇴사가 결정되었고, 앞으로 5년은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에, 또 워낙 회사에서 주는 오피스 용품이 없어 자잘 자잘하게 가져다 놓은 것이 많아 가방에 욱여넣고 동료에게 종이가방을 받아 욱여넣었는데도 넘쳐흘렀다. 단 한 톨의 흔적도 남겨놓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다 챙겨 넣다 보니, 그날의 퇴근길은 무거운 마음만큼 어깨를 짓누르는 가방이 너무나도 무거웠다. 

학교를 마치고 새로운 직장에 들어갔을 때, 나의 목표는 가방 하나에 모두 들어가는 양보다 '적은' 짐만을 놔두는 것이었다. 물론 바로 퇴사나 이직을 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세상 일은 그 누구도 모르는 것임을 이미 life lesson으로 배웠기 때문에 더 그랬다. 더구나 입사 이후 온보딩 대부분을 재택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더 짐을 가져다 놓을 일이 없었다. 하지만.....


탈주하는 번역사, 조여 오는 데드라인에서 심신의 안정을 찾기 위해 나의 stress reliefer는 하나 데려다 놔야겠다는 생각에 나의 오랜 친구, 알파카를 데리고 출근! 


나의 스트레스를 부탁해. 


2. 오랜만에 대학원 모임. 


2020년 이후로 하지 않게 된 것을 고르라면 바로 '대학원 전공 모임'이라고 부르겠다. 어차피 나오는 사람만 나오는 모임이긴 하지만, 주기적으로 모임을 만들어 사람들의 얼굴을 보긴 했는데, 2020년에는 그래도 온라인으로나마 모임을 진행한 반면, 2021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도 심화되고, 온라인으로도 시간을 맞추기 힘들어 모임을 가질 수 없었다. 

코로나 확진자 수도 줄고(진짜 줄은 건가 싶긴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도 내려가면서 우리 모두도 조금은 편하게 서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밥을 먹고, 카페를 가서 이야기를 나누는 이 일상이 도대체 얼마만인가, 마스크 없이 완전하게 예전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기다리며. 


모임 요정은 언제나 준비되어 있으니까. 


3. NFT, 세상은 얼마나 빨리 바뀌는가


얼마 전까지 메타버스라는 광풍이 불고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메타버스 관련 책도 벌써 여러 권을 읽었다. ifland니 제페 토니 여러 메타버스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입시 설명회를 이런 곳에서 하는 세계라니. 제페토 세상에서 옷과 아이템을 만들어 돈을 버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사용자가 제공제가 되어 아이템을 팔 수 있다는 것은 다르지만 뭔가 메이플 같은 기성 겜을 할 때도 있었던 기능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새로 다가올 세상에 준비란 걸 해보자 싶었다. 

https://www.kakaocorp.com/page/detail/9733?lang=KOR


메타버스도 생소한데 이제는 'NFT'가 화제인 건가 싶었던 5월의 스무 번째 주였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왔다 갔다 요동치는 지금(7월)은 나의 검색어가 달라져서 그런지 몰라도 왠지 잠잠해진 것 같지만, 어떤 원숭이 그림이 어느 유명인이 사서 몇 백억이 됐다더라, 아무것도 아닌 일반인의 사진이 14억에 팔렸더라 하는 범인이 이해할 수 없는 사회 현상이 반복되고 있었다. 세상에, 사람들이 이제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예숦품에 돈을 쓰고 있다니, 놀라는 한편, 온라인 상의 자료가 복제하기 쉽고 무엇이 원본인지 모르기 때문에 기록유산 등재 요건으로는 모자라다는 것을 상기하고 관련 연구제목들이 머릿속에 팍팍 떠오르기도 하였다 - 아마도 쓰겠지... 쓸 거야... (언제?) 언젠가..


가치가 어쨌든, 여러모로 새로운 세상이 온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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