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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모 Aug 14. 2020

너무 사랑했었나 봐

나의 일

오늘도 허공에 일기를 쓴다.

어쩐지 브런치에는 정말 글을 쓸 수밖에 없을 때만 들어오게 되는 것 같다.

학부 졸업하고 직장인 6년 차. 나는 상사 복이 없는 걸까. 요즘엔 매일매일 자꾸 울고 싶다.

지금 있는 학교의 내 부서, 우리 팀. 내 일을 너무 사랑해서 시작했고 지금도 그런 마음인데 이제는 정말로 포기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쏟아부었고 나 혼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 이 팀을 도와주기엔 다른 우선순위가 있고 혁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너무 사랑했었나 보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마음이 복잡한가 보다.


그냥 이런 처참한 마음을 들킬까 봐 부끄럽고 무섭기도 하다. 순진하게 모든 걸 다 쏟아붓고 차여버린 사람처럼 처량한 지금이 너무 속이 상하고 창피해서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게 부끄러울 정도다.


나는 정말로 최선을 다했고 정말 진심으로 사랑했다. 내 일을. 지금도 여전히 그래서 마음이 아프다. 놔줘야만 하는 상황이 되어버려서.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빈 책상에 꾸역꾸역 출근하는 마음이 괴롭다.


올해를 잘 마무리하고, 힘들지만 성실한 이별을 하고, 좋은 안녕을 하고. 기쁘게 새로운 출발선에 서고 싶다. 내가 필요한 자리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그 자리에.


나의 첫사랑 같은 나의 자리. 잘 가. 많이 그립고 또 생각날 거야.


https://youtu.be/3w5iMGSHv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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