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아주 많이 괜찮아졌다고 생각했었다.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을 때보다는 훨씬 안정적이었으니까. 명상을 시작한 지 6년 차. 트레이너로 일을 하게 된 지 5년 차. 또다시 어딘가에 걸려 넘어진 느낌이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성장하고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고 했던가. 내가 너무 기만적이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위험하고 불안한 유년시절을 보냈고 씻어내고 싶어도 잘 지워지지 않는 기억들이 있다. 자동반사적으로 나를 가로막는 불안감. 삶이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순간들.
다시 그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만 같은 느낌이 나를 무너지게 하는 것 같다. 참 오랜만에 부서질 것 같은 감각이 나를 찾아왔다.
이럴 때일수록 결국 더 내면에 집중하고 수련해야 된다는 걸 안다. 오랫동안 경험했던 두려움이 너무 깊어서인가 왜인지 자꾸만 무너지고 누군가를 돕기 위해 존재하는 내 삶의 의미나 내 커리어가 위선적으로 느껴진다.
나 자신이 부끄럽게, 스스로 너무 기만적이라고 느껴지는 것이 괴롭다. 이런 감정들이 당연하다는 것을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은 외로워 미칠 것 같다.
결국 내 안에서 답을 찾을 때까지 기다리고 달래는 것도 내 몫이겠지만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서운함을 미루게 되고 되돌릴 수 없는 강을 자꾸만 상상하게 된다.
애써 다시 나를 일으켜 세워도 끊임없이 넘어지는 일상의 반복. 오늘도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우고 다시 쓰러지듯 잠을 청한다.
내일은 더 나아질까. 모레는, 다음 달에는. 나는 멈추지 않으니 시간은 약이 되겠지. 그렇지만 너무 괴롭고 힘들다. 이런 말 조차 꺼내기가 어려울 때 어쩔 수 없이 글자를 남기게 된다.
내일은 오늘보다 무사했으면. 쉼 없는 위로를 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