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편지.

불안함을 잠재우는 태양 명상

by 니모

*이달부터 시작한 메일링을 옮겨 적습니다*


뭐라고 첫 운을 떼야할지 무척 떨리네요.
사적이면서도 공공연한 이메일을 적는 것은 처음이라서요.
보이지 않지만 이미 내 앞에 와 있는 당신을 위해 이 글을 시작합니다.

요즘은 비스듬히 들어오는 햇살을 움켜쥐려고 눈을 뜹니다. 사실 가을은 좀 잔인한 계절인 것 같아요.
갑작스러운 기온과 빛의 변화에 몸은 적응하지 못하지만 마음은 그 변화를 따라가려고 무진 애를 쓰게 되거든요.
아마도 불안은 몸과 마음의 거리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도 9월이 지나고 10월이 오면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 가을을 느껴봅니다. 아마 이제 곧 가겠지요.
뭐든 익숙해지면 떠나게 되는 아쉬움이 아침마다 마음을 간지럽힙니다.

창문을 열면 햇살이 이마를 관통하는 그 느낌을 무척 좋아합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서 있으면 어느새 따뜻한 온기가 몸 전체로 감도는 것을 느낄 수 있거든요.
빛을 감지하는 뇌의 영역인 송과체는 눈을 감으면 오히려 그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눈을 감고 햇살을 느끼는 그 순간 어딘가를 떠돌던 마음이 몸 안으로 들어오는 경험을 하게 되실 거예요.


자연만큼 사람에게 순수한 애정을 쏟는 존재가 또 있을까요.
불안하고, 마음이 바닥으로 떨어질 때는 꼭 나무와, 바람과, 햇살 사이로 걸어 들어가 보시기를 바라요.


이마는 6번째 차크라의 입구인 '인당혈'이 위치한 곳이기도 합니다.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진 것이 깨달음의 비유인 것처럼, 6번째 차크라는 '영적 자각'을 상징합니다.
그렇다면 영적 자각이라는 것이 대체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춤을 추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무언가를 만들며 자신을 표현합니다.
그 표현이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한 도구일 수도 있겠지만 때론 그것이 오직 나만을 위한 것일 때가 있지요.
다른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온전한 기쁨을 느끼는 순간을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때 느끼는 자기 자신과의 연결감, 어떤 카타르시스가 영적 자각이 시작되는 마중물이 됩니다.

결국 영적 자각은 자신이 어떤 기준으로도 판단되거나 설명될 수 없는 고유한 존재라는 자각입니다.
그것을 머리로 인지할 수는 있지만 삶 속에 녹아들기 위해서는 몸을 통해 느끼는 체험이 필수적입니다.
이 계절, 가장 쉽게 닿을 수 있는 체험이 저는 인당을 통해 들어오는 태양빛을 느껴보는 명상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깨달음과 자각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뭘 많이 알아서 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가장 자연스러운 감각으로 돌아갔을 때 가장 고요해집니다.
불안을 없애야 해, 라는 강박 대신에 계절 속에서 오는 기쁨을 찾는 시간을 내보면 어떨까요?

몸과 마음이 멀어졌을 때는 몸이 기쁜 느낌으로 돌아가 보세요.
몸은 자연 속에서 가장 기쁩니다.
좋은 식사, 산책, 햇빛은 좋은 수면과 낮시간의 온전한 집중으로 이어집니다.

요즘 저는 자주 따릉이를 타고 한강으로 갑니다. 그것이 큰 기쁨이 되는 것 같아요.
저의 기쁨이 당신의 기쁨이 되고,
우리의 기쁨이 세상의 기쁨이 되길 바랍니다.

당신과의 연결감을 느끼며,

니모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