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자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마음이 조금씩 조금씩 더 자라난다. 상담자는 언제나 좋은 부모와 같다. 더 귀 기울여 듣고, 더 사려 깊게 이해하고, 더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흘려듣지 않게 집중하며, 섣부르게 말을 얹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잘 듣는 일은 깊이 사랑하는 일인가 보다. 내가 존경하는 사람들의 사랑은 늘 주의 깊게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주의 깊게 들으면 말하는 이의 마음을 어루만지게 된다. 아주 면밀하고도 따뜻하게. 놀라지 않고 기댈 수 있도록.
듣는 일이 어렵다고 느끼면서도 나는 듣는 것이 좋은 사람이고, 또 오랫동안 그렇게 훈련되어 온 것 같다. 내담자의 사례를 이해하고자 노력할 때 나는 늘 나의 경험을 떠올려보게 된다. 어쩌면 아마도, 그토록 많은 강을 건너야 했던 것은 더 사려 깊게 듣기 위해서였을 거라 생각한다.
매일매일 새롭게 다가오는 삶의 고통 속에서 그것이 단순한 두려움이나 불쾌함으로 남는 대신 깊게 이해하기 위한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거라 나 자신에게 이야기한다. 누구도 타인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비슷한 경험을 통해 이해에 가까워질 수는 있을 테니.
건강함과 불건강함, 기쁨과 슬픔, 괴로움과 통찰의 시소에서 균형을 잘 잡을 수 있기를. 그리고 이 길이 너무 외롭고 어려운 길이 아니길 기도한다. 나에게도 언제고 돌아가 마음껏 털어놓을 수 있는 포근하고 넓은 품이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