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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모 Apr 28. 2018

남북정상회담

4월 27일

사실 눈으로 생중계를 보면서도 이게 정말 현실이라는 게 잘 믿기지가 않았어요. 핵도발, 충돌, 결렬이라는 단어가 훨씬 더 익숙했는데 첫 소개팅에서 쭈뼛쭈뼛 장미꽃을 꺼내드는 사람처럼 평양냉면을 직접 만들어 주려고 멀리서 제면기까지 가지고 왔다고 하니 제가 다 설레더라고요 *_*..


그러면서 '멀다고 하면 아니되겠구나'라고 멋쩍게 개그까지 날리는 걸 보니 심지어 좀 귀엽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문재인 대통령 역시 아주 푸근하고 포용적인 태도로 김정은 위원장을 대하는 모습이었는데 나이차나 세대차이가 꽤 있는 두 사람인데 오히려 그 차이가 좋은 케미를 만드는 것 같더라고요.


김정은 위원장에게 문재인 대통령은 믿고 함께 일할만한 좋은 파트너이자, 또 인생선배로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볕이 좋은 오후에 벤치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지켜만봐도 아 서로 마음이 오가고 있구나가 느껴지더라고요.


우리가 명상을 하고 수행을 하는 이유도 결국은, 우리 모두가 하나이고 또 모두가 절대적으로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 실천하는 것이잖아요.


저도 늘 사람 사이에서, 또 제 자신과 그걸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어려울 때가 많은데 어제 두 정상이 같은 마음으로 평화를 위해 함께 나아가는 걸 보니 가슴 깊은곳에서부터 감동이 일고 눈물이 났어요.


우리가 서로를 미워할 이유가 사실은 없는데, 찬찬히 상처를 보듬고 서로를 일으켜세워주면 되는건데, 그동안 너무나도 오랜 세월동안 수많은 이들이 슬픔과 고통을 견뎌야만 했던 것 같아요. 그치만 우리가 이제 치유의 여정에 발을 내딛은 것이라고 저는 굳게 믿어요.


길이길이 기억될 어제 이후 제게 소원이 하나 생겼어요. 이제 정말 우리나라에서 평화의 꽃이 활찍 피어서 그 향기가 전세계에 퍼지고 더 많은 꽃들을 피워내기를, 그리하여 결국엔 우리가 다 같은 지구의 시민임을 깨닫고 국가와 민족, 종족을 넘어 하나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요.


어딘가에 우리를 가두어 두기엔 우리 모두는 너무나도 크고 아름다운 존재이니까요. 명상 속에서만 우리의 무한한 존재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 존재가치를 열렬히 실천하며 살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우리는 친구가 없어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친했던 친구들과 소홀해지면서 연락을 하지 않아 외로운 것입니다"

-혜민스님


We are Earth's Citizens :")!




글쓴이는 3년 전 우연한 기회에 미국에서 명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명상의 뿌리는 한국 선도문화와 뇌과학을 기반으로한 명상기업 단월드에 있었어요. 인상깊었던 첫 만남 이후 꾸준히 수련을 이어가고 있으며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20대 후반 대한민국 여성으로서 겪는 이야기와 명상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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