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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모 May 09. 2018

마음의 평화

"어떤 조건에서도 삶의 모든 문제를 헤쳐나갈 용기와 능력을 가진 것이 당신의 본성임을 기억하라"

<에니어그램의 지혜> 중에서 


명상의 세계에 입문하기 전에 내가 가장 많이 소원했던 건 제발 '마음이 좀 평화로웠으면 좋겠다'였다. 사람들이 무언가를 바라는 이유는 지금 그 상태에 있지 않기 때문인데 내 마음이 정말 평화롭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늘 그 상태를 갈망했다. 


며칠 전에 대학 동기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었다. 과의 인원도 워낙 소수인데다가 분위기도 가족같았던 지라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는 그 시간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재밌었던 건 전화기 너머로 그가 했던 말이었다. 


"있지 옛날에 네가 나한테 했던 말 기억나? 언젠가 네가 굉장히 슬픈 날이었는데 무척 덤덤한 말투로 '오늘은 속에 있는 창자들을 다 꺼내어 말리고 싶은 날이야'라고 했었어. 넌 항상 웃고 다니는 애라 사람들은 잘 몰랐겠지만 네가 그 시기에 정말 힘들어했었단 걸 지금 그 말을 떠올려보니 절절하게 느껴지네" 


그 이야길 들으니 생생하게 그 시간이 떠올랐다. 나 정말 힘들었었는데. 


도저히 뭘 붙잡고 살아야할 지 몰랐던 시간 속에서 명상을 시작했었던 나였다. 그리고 그게 이렇게 희망이 될 줄, 사실 첫 만남에 느꼈었다. 그정도로 명상은 직관적이다. 반대로 말하면 분석과 논리로 접근했을 때 명상은 훨씬 더 어려워진다. 


위에도 써있지만 어떤 조건에서도 삶의 모든 문제를 헤쳐나갈 용기와 능력을 가진 나를 알아차리는 과정. 왜 찰나에 깨달음이 온다고 하지 않나. 


깨달음이라고 하니까 엄청난 것 같지만 우리 모두는 늘 살아가며 깨달음을 얻는다. 다만 그 깨달음을 지속하기 위해 실천하느냐가 문제이지 않을까. 이런 저런 풍파와 상처에 시달리다보면 어느샌가 나를 미워하고 또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이 스멀스멀 기어올라 나에게 언제 깨달음이 있었나 싶으니까. 


그래서 내가 모든 것을 마주하고 넘어설 용기와 능력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또 기억해서 자동반사가 될 정도가 되는 것이 명상 수행의 과정인 것 같다. 굉장한 성취감을 주는 과정이다. 내 마음의 품이 커진다는 걸 느끼고 또 주위사람들과 함께 행복할 때 느끼는 그 벅참이란.. 


마음의 평화는 내 마음에 평화가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또 알아차리고 실천할 때 온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그리 어렵지 않음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되었으면 좋겠다. 




글쓴이는 3년 전 우연한 기회에 미국에서 명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명상의 뿌리는 한국 선도문화와 뇌과학을 기반으로한 명상기업 단월드에 있었어요. 인상깊었던 첫 만남 이후 꾸준히 수련을 이어가고 있으며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20대 후반 대한민국 여성으로서 겪는 이야기와 명상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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