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독후감
최근에 서동욱 작가님의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라는 책을 읽었다.
책의 1부 중 ‘기생충의 예술과 철학’ 파트를 인상 깊게 읽어 이에 대한 나의 생각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작가는 기생충을 단순히 박멸해야 할 존재로 보지 않고, 숙주의 삶을 변화시키는 존재로 바라본다. 숙주는 기생충을 통해 삶의 방향이 바뀌지만, 과거로 돌아가려 애쓰기보다 달라진 삶 속에서 최적의 방식으로 적응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보는 시선이 참 흥미로웠다. 이러한 관점을 사회적 관계에도 연결한다. 타인의 개입은 막거나 피할 일이 아니라, 나를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는 계기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을 만나는 일이 줄어든 요즘, 오랜만에 만나는 자리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었다. 상대방의 말과 행동, 그리고 나의 반응이 머릿속을 맴돌며 여러 생각으로 이어진다. 때로는 감정이 격해지고, 다시 사람을 만나는 게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그런 순간들이 나를 더 잘 알게 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걸 배웠다. 사회적 교류가 힘들 때일수록, 그 영향력을 잘 들여다보고, 내가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인상 깊었다.
요즘 참여하고 있는 독서 모임도 그런 면에서 소중한 경험이었다. 매 모임마다 즐겁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주제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유연하게 흐르는 대화가 인상 깊었다. 그 안에서 나도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있었다. 더불어, 나는 평소 말을 아끼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온전히 잘 듣고 있었던 것도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누군가의 말에 집중하는 것, 그리고 그에 반응하기 위해서는 내 안에 이야깃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도 처음으로 자각했다. 이전까지는 그런 부족함조차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다.
독서모임과 작가님 덕분에 이런 점을 돌아볼 수 있었고, 독서와 토론을 통해 나의 이야기보따리를 채워가는 과정이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라는 걸 느낀다.